▲ 애플이 신제품 공개행사 영상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브랜드를 견제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했다. 애플 M3 맥북프로 14인치 및 16인치 이미지. <애플>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신형 맥북을 공개하는 행사에서 삼성전자 모바일 제품에 사용되는 ‘갤럭시’ 브랜드를 견제하는 듯한 내용의 영상을 내보냈다.
애플은 3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M3’ 프로세서를 적용한 맥북과 아이맥 등 컴퓨터 신제품을 공개하는 온라인 출시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맥북을 업무에 활용하는 다양한 직군의 인물이 각자 자신의 일이 더 어렵고 힘들다는 점을 강조하는 짧은 영상으로 시작됐다.
의료기관에서 심전도를 분석하는 연구원, 학생들을 지도하는 농구팀 코치, 프로 축구팀 감독이 저마다 맥북을 들고 나와 다양한 앱과 기능을 소개했다.
천체물리학과 교수는 “갤럭시(은하)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힘든 일이다”라고 말하며 맥북으로 이와 관련한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화면을 보여줬다.
그러자 앞서 나왔던 축구팀 감독은 “갤럭시는 관심 없는데”라고 대답했다. 천체물리학과 교수는 그 말을 듣고 짧은 웃음을 전했다.
애플이 신제품 광고영상에 “갤럭시에 관심 없다”는 표현을 넣은 것은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모바일기기에 사용되는 갤럭시 브랜드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더구나 맥락상 은하로 번역해야 할 단어를 한글 자막에서도 갤럭시로 표현한 것은 이런 의도를 더 뚜렷이 보여준다.
신제품 공개 영상 중간에 이러한 내용을 농담처럼 섞어넣으며 애플의 우위를 강조한 셈이다.
영상에 나온 인물이 미국 프로축구리그의 로스앤젤레스 FC 감독인 만큼 경쟁 팀 가운데 하나인 LA갤럭시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애플과 삼성전자의 라이벌 관계를 고려한다면 이는 두 의미를 모두 담은 중의적 표현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브랜드로 확실한 팬덤을 구축해 고정 사용자층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일부 제품에 ‘팬 에디션(FE)’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다.
애플 영상에서 나온 영어 표현은 “Not a fan of the galaxy”, 직역하면 “갤럭시의 팬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삼성전자의 팬덤 구축 전략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라 해석할 수도 있다.
이날 출시행사에서 애플은 새 자체개발 프로세서 M3 시리즈와 이를 탑재한 14인치 및 16인치 맥북프로, 24인치 아이맥을 공개했다.
M3은 최초로 3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활용해 성능을 높인 애플의 자체 개발 프로세서다. 신형 맥북프로 14인치 및 16인치에는 상위 버전인 M3프로, M3맥스 프로세서도 적용되며 가격은 한국 기준 239만 원부터다.
신형 아이맥은 M3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한국 기준 199만 원부터 판매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