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롯데포인트로 결제한 금액에 대해 롯데그룹 계열사가 부가가치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신세계와 이마트 등도 같은 분쟁을 겪고 있는데 이번 판결로 1천억 원 남짓의 세금이 환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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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 |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롯데쇼핑과 롯데역사가 “롯데포인트 결제 매출에 붙은 부가세를 취소해달라”며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포인트는 사업자가 고객에게 약속한 할인약정의 내용을 수치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며 “포인트로 공제된 상품가액은 에누리액으로 부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판단했다.
에누리액은 구입할 때 할인된 부분을 말한다. 부가세법은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직접 지급한 금액에만 부가세를 물리고 에누리액은 과세대상에서 제외한다.
롯데쇼핑과 롯데역사는 2009년 1분기부터 2010년 2분기까지 포인트 등으로 결제된 금액을 과세표준에 포함해 부가가치세를 납부했는데 뒤에 이를 돌려달라고 경정청구를 했다. 고객이 포인트를 써서 구매한 만큼의 금액은 에누리액이라는 것이다.
반면 세무당국은 고객이 사용한 포인트나 상품권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된다며 환급요구를 거부했다.
두 회사는 2009년에서 2010년 포인트로 결제된 금액에 대해 부가세로 납부한 107억 원가량을 돌려달라며 2013년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적립된 포인트도 금전적 가치가 있는 만큼 포인트 할인액은 에누리액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고객이 롯데포인트로 받는 할인은 사전 약정으로 받는 에누리액”이라며 1·2심 재판부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롯데쇼핑 등이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한 고객에게 주는 ‘증정 상품권’으로 발생한 매출 역시 부가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7월 G마켓 등 인터넷 오픈마켓 운영자가 소비자들에게 제공한 할인쿠폰 금액도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에누리액이라고 봤다.
이번 판결에 따라 신세계, 이마트가 낸 유사한 소송과 롯데 계열사들이 낸 추가소송도 모두 세무당국의 패소로 끝날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당국은 이 소송들의 전체 소송가액으로 추산되는 1천억 원가량의 세수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