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차훈 새마을금고 중앙회장이 사임했다.
박 회장은 지역금고 이사장 시절부터 덩치 키우기에 뛰어난 능력을 보였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새마을금고도 박 회장 체제 아래서 자산 300조 원을 바라보는 거대 상호금융조합으로 성장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회장은 11일 열린 새마을금고 임원회의에서 사임서를 제출했다. 박 회장은 개인적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회장 공석에 따라 보궐선거를 준비해야하는 상황이다.
박 회장은 모두 2억6천만 원 가량의 금품을 새마을금고 상근이사와 자회사 대표, 투자유치 자산운용사 대표 등에게서 받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박 회장이 기소 뒤에 직무정지를 당해 김인 부회장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1957년 울산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1997년 동울산새마을금고 이사장 자리에 오르며 새마을금고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때부터 2018년까지 22년 동안 동울산새마을금고를 맡아 전국 최대 금고 가운데 하나로 키웠다.
박 회장이 이사장으로 취임했던 1997년 동울산새마을금고 자산은 146억 원 가량이었지만 2017년 말에는 4661억 원까지 성장했다.
그는 2014년 1월 새마을금고 회장에 도전장을 냈지만 낙선했고 2018년 3월에 다시 출마해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제17대 새마을금고 중앙회장 자리에 올랐다. 2021년 12월에는 연임에 성공해 제18대 새마을금고 중앙회장이 됐다.
새마을금고 중앙회장 시절에도 새마을금고의 덩치를 크게 키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새마을금고 총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84조1천억 원에 이른다. 박 회장이 자리에 오르기 전인 2017년 말 새마을금고 총 자산이 150조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배 가까이 규모를 키운 셈이다.
다만 자산을 공격적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회장 개인이 재판받고 있는 비리는 물론 새마을금고 자체 문제도 계속해서 불거졌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임기 동안 여러 번 국정감사에 출석해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 등을 두고 해명해야 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역금고의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부실과 새마을금고 직원의 횡령, 중앙회가 투자과정에서 특정 자산운용사를 밀어주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 등이 제기됐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