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로 인도에 '워터리스크'가 커지면서 인도 정부의 반도체산업 육성 비용이 30%가량 증가할 수 있다고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추정했다. 사진은 7일 인도 북부 시킴주의 나가 마을에서 기습적 홍수로 유실된 도로를 지역 정치인과 군인들이 확인하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인도가 반도체산업을 육성하는 데 ‘워터리스크’로 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전망했다.
11일 인도 현지매체 인디안익스프레스는 무디스의 공식 블로그 글을 인용해 “인도가 2050년까지 반도체산업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홍수 등 ‘워터리스크’로 비용이 예상보다 30%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도는 반도체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자 글로벌 반도체 제조 업체들을 유치하고 자국 기업을 육성하는 데 투자를 늘리고 있다.
마이크론이 27억5천만 달러(약 3조6864억 원) 규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데에 이어 AMD와 폭스콘 등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인도 정부의 재정 지원에 힘입어 인도에 반도체 설비를 늘리는 계획을 세웠다.
인도 정부는 2022년 12월 반도체 설비 지원 목적으로 100억 달러(약 13조4천억 원) 규모의 인센티브 기금을 마련했다. 여기에 주 정부도 추가로 20%를 지원한다.
그런데 인도 정부가 반도체 자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투자하는 비용이 홍수라는 ‘워터리스크’ 때문에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수뿐만 아니라 물이 부족한 상태인 ‘물 스트레스’ 및 해수면 상승도 인도의 반도체산업 육성에 여파를 미칠 워터리스크로 지목됐다.
무디스는 인도의 반도체산업 육성 정책에 드는 비용이 물 부족과 해수면 상승 문제로 각각 35%와 60%의 비용 증가를 겪을 것으로 바라봤다.
무디스는 “워터리스크로 증가하는 비용 추정치는 기후변화 정도가 심하지 않은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라며 “인도가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는 과정에서 홍수로 인한 리스크는 2050년까지 최대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는 이미 기후변화로 불규칙한 날씨를 경험하고 있다. 2023년 3월의 인도 강우량은 평년보다 26%가 증가했고 반대로 8월은 평년과 비교해 강우량이 36%나 적었다.
인디안타임스는 “인도는 123년 만에 가장 건조한 8월을 보냈다”며 “반도체뿐만 아니라 소비재 기업인 힌두스탄 유니레버나 네슬레 그리고 현대자동차 등도 이미 기후 변화로 수익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