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노키아 스마트폰 합병 후 처음으로 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저가폰으로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과 대결하겠다던 나델라 MS CEO가 던진 첫번째 승부수다. 나델라가 밝힌 것처럼 2년 안에 휴대폰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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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
MS가 새로운 스마트폰인 ‘루미아530’을 24일 공개했다. 루미아530은 윈도 8.1을 운영체제(OS)로 탑재했고 4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이 제품은 오는 8월 출시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가격이다. 루미아530의 가격은 세금과 통신사 보조금을 빼도 115달러(약 12만원)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출시된 윈도폰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조 할로우 MS 디바이스그룹 부회장은 “모든 사람에게 합리적 가격의 스마트폰을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최고의 제품을 소개하려는 MS의 노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저가 스마트폰답게 사양은 낮은 편이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경우 퀄컴의 ‘스냅드래곤 200’을 탑재했다. 이는 퀄컴이 지난해 공개한 AP 제품군 중 가장 최하위 모델에 해당한다.
램은 512MB이고 카메라는 500메가 픽셀이다. 삼성전자나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교했을 때 보급형 모델로 볼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MS는 루미아530으로 구글 안드로이드제품이 단단히 장악하고 있는 신흥국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루미아530의 경쟁상대는 모토로라의 모토G나 모토E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IT전문매체인 더버지(The Verge)는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저가 스마트폰들이 신흥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윈도폰은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던 상황”이라며 “루미아530은 윈도폰과 루미아의 전체 판매량을 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MS가 12만 원에 불과한 초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은 나델라의 계획에 따른 것이다. 나델라는 지난 17일 안드로이드폰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앞으로 저가 윈도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가 스마트폰으로 구글과 모바일시장에서 정면 대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번 신제품은 MS가 지난 4월 노키아의 휴대폰사업부를 합병한 이후 처음 출시된 저가 스마트폰이다. 나델라시대 MS의 첫 번째 스마트폰인 것이다.
특히 MS의 휴대폰사업부가 올해 4분기(4~6월)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나델라의 어깨가 무거워진 상태다.
MS의 지난 분기(MS 회계기준 4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 233억8천만 달러에 영업이익 64억8천만 달러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와 7% 증가했다.
하지만 순이익은 악화됐다. MS의 순이익은 46억1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줄었다.
원인은 적자를 기록한 휴대폰사업부였다. 19억9천만 달러라는 좋은 실적을 냈지만 영업손실 규모가 6억9200만 달러나 됐다.
나델라가 MS의 휴대폰사업을 흑자로 바꾸겠다며 스스로 세운 목표기한은 2년이다. 나델라는 실적발표 후 “적자를 기록한 휴대폰사업부를 오는 2016년까지 흑자로 돌려 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델라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노키아사업부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7일 전체 직원의 약 14%에 해당하는 1만8천 명을 줄이는 감원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