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고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 사업이 올해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그의 남다른 동물 사랑이 진돗개 순종 보존으로 이어진 사연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 선대회장은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진돗개 순종 보존에 나서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성과를 올렸다.
▲ 고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은 1960년대 말 진도를 방문하고 진돗개 순종보존 사업에 나섰다. 사진은 삼성그룹이 2005년 세계적인 애견대회 '크러프츠 도그쇼'에 마련한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진돗개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삼성>
20일 재계에 따르면 애견가인 이 선대회장이 처음으로 나선 동물사랑이 바로 진돗개 순종 보존 사업으로 파악된다.
애견가인 이 선대회장은 여러 종류의 개를 키워보고 한국의 고유품종인 진돗개를 세계무대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진돗개는 주인을 향한 충성심이 깊다는 점에서 반려견으로 키우기에 적합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1960년대 말 당시만 해도 진돗개는 확실한 순종이 없어 해외에 알려지지 않았고 원산지가 한국이라는 사실도 인정받지 못했다.
이 선대회장은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순종 진돗개 보존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선대회장은 진도를 직접 찾아 거의 멸종 단계였던 진돗개 30마리를 구입하고 10여 년의 노력 끝에 순종 한 쌍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 뒤 이 선대회장은 진돗개 300마리를 키우며 순종률을 80%까지 올려놓았을 뿐 아니라 세계에 진돗개 우수성 알리기에 나섰다.
이런 노력은 결실을 보았다. 세계견종협회는 1982년 진돗개 원산지를 한국으로 등록했고 2005년에는 세계적 권위를 가지는 영국 견종협회인 '켄넬클럽'에 진돗개를 정식 품종으로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이 선대회장의 이런 진돗개 사랑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학교 설립과 애견문화 확산 등 다양한 애견사업으로 이어졌다.
이런 행보와 관련해 이 선대회장은 자신의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나는 아무리 취미생활이라도 즐기는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깊이 연구해서 자기의 특기로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취미를 통해 남을 도와줄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