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내년 아이폰 디스플레이 성능 향상 집중, 삼성 LG 수혜폭 커진다

▲ 애플이 내년 출시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시리즈에 디스플레이 업그레이드를 중점에 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 M2 홍보용 이미지. <애플>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내년부터 출시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제품의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에 디스플레이를 핵심 요소로 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디스플레이 주요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수혜가 집중될 수 있지만 BOE를 비롯한 중국 경쟁사의 공세도 그만큼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내년에 출시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하드웨어 외형 측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16 프로 시리즈의 디스플레이 크기가 이전작과 비교해 커지고 아이패드 프로에는 처음으로 11인치 및 13인치 올레드(OLED) 패널이 탑재될 가능성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내년 아이폰의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는 화면을 중점에 둘 것”이라며 “올해 출시된 제품보다 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애플이 현지시각으로 12일 공개한 아이폰15 시리즈는 카메라 성능 개선과 외부 소재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어 외관상 변화는 아이폰14 시리즈와 비교해 뚜렷하지 않았다.

그러나 블룸버그 예상대로라면 내년 공개될 아이폰16 시리즈는 디스플레이 크기가 달라지는 만큼 배터리 용량과 내부 설계, 디자인 등 측면에서 비교적 많은 변화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 모두 이전과 다른 사양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게 되면 부품 단가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자연히 애플의 주요 디스플레이 협력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애플이 사용하는 아이폰용 중소형 올레드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을 대부분 책임지고 있다.

올레드 활용처가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까지 확대되고 아이폰용 디스플레이의 단가도 높아진다면 자연히 물량 공급 증가와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라이벌로 떠올랐던 중국 BOE가 최근 애플의 올레드 디스플레이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한국 디스플레이업체에 기회로 꼽힌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넘어 향후 맥북 등 다양한 제품으로 올레드 적용처를 확대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기회가 더욱 커지는 셈이다.

그러나 애플 입장에서 한국 디스플레이 공급사들에 의존이 높아지는 일은 단가 협상 등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애플은 일반적으로 아이폰 등 제품 공급망에 최대한 많은 부품 협력사를 두고 경쟁을 붙여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놓이는 전략을 활용한다.

BOE가 수 년 전부터 애플과 꾸준히 올레드 공급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배경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애플은 올레드 패널의 사양을 변경하고 탑재하는 제품 종류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한국 디스플레이업체에 의존이 더욱 높아지는 일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애플 내년 아이폰 디스플레이 성능 향상 집중, 삼성 LG 수혜폭 커진다

▲ 중국 BOE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 안내 이미지. < BOE >

결국 애플이 주도하는 올레드패널 공급 확대 기회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중국 BOE의 ‘3파전’ 양상을 띠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미니LED 디스플레이 적용 분야 확대를 추진하고 증강현실 기기 ‘비전프로’ 디스플레이에 일본 소니와 협력하는 등 꾸준히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주력 상품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앞선 한국 디스플레이업체와 꾸준한 협업 관계도 유지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등 주요 시장에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지켜낸다면 애플과 협력을 안정적으로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올해 하반기 및 내년 실적에도 애플에 공급하는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한동안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스마트폰 수요 둔화로 아이폰 판매량을 늘리는 데 고전해 왔다. 자연히 디스플레이 공급사를 포함한 부품 협력사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했다.

올해는 아이폰 수요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내년에는 큰 폭의 하드웨어 변화가 소비자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디스플레이업체 실적 전망에도 긍정적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월스트리트 증권가는 애플이 연말 성수기에 매출 회복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가뭄’이 끝나는 셈”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