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이어진 주가 하락세로 에코프로의 ‘황제주’ 자리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에코프로 주가는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장중 100만 원 밑으로 내려섰다. 공매도 잔고금액이 1조 원을 웃돌면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제주' 자리 위태로워지는 에코프로, 공매도와 전쟁 부담도 커진다

▲ 8일 에코프로 주가는 장중 100만 원을 밑돌았지만 장 후반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전환해 거래를 마쳤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 주가는 전날보다 1.49%(1만5천 원) 높은 102만1천 원에 장을 마쳤다. 

에코프로 주가는 전날에 이어 장중 100만 원을 밑돌면서 97만 5천 원까지 내렸지만 장 후반 들어 상승 전환하면서 6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앞서 5거래일 동안 20.0%(25만1천 원) 내린 뒤 하락분을 소폭 되돌렸다. 

최근 수급 공방으로 2차전지 관련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에코프로 주가가 힘을 못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차전지주는 수급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될 정도로 올해 상반기 수급을 독차지했던 업종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높아진 주가에 대한 부담, 다른 업종의 호재 등이 맞물리면서 수급이 빠져나가고 있다.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2차전지 주요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POSCO(포스코)홀딩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6곳의 합계 9월(1~8일)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9245억 원으로 집계됐다. 8월 일평균 거래대금인 2조8585억 원과 비교해 32.7% 가량 줄어들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반도체와 2차전지 간 수급공방 국면'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반도체주의 주가 모멘텀 강화 기대감이 이들 업종으로 수급 쏠림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며 “국내 이차전지 밸류 체인 관련주들을 중심으로 단기적인 수급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증시 유일한 ‘황제주’ 에코프로 주가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소폭 올랐지만 에코프로 주가는 9월 들어 이날까지 18.8% 가량 내렸다. 

에코프로는 올해 국내시장에서 2차전지 투자열풍이 불 때 가장 주목받았던 종목 가운데 하나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연초 11만 원에서 120만 원선까지 급격하게 올랐다. 

수급에 의해 주가가 급등했던 만큼 수급이 흔들릴 기미가 보이자 공매도 규모가 다시 크게 늘면서 에코프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기준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금액은 1조6천억 원으로 시가총액의 5.57%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매도 잔고수량은 148만 주로 9월 이후 꾸준히 오르는 추세에 있다.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금액은 8월31일 1조 원을 넘긴 뒤 1조 원 보다 높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가 1조 원을 넘긴 것은 7월24일 이후 약 1달 반만의 일이다. 
'황제주' 자리 위태로워지는 에코프로, 공매도와 전쟁 부담도 커진다

▲ 에코프로 개별 종목에 대한 최근 6개월 공매도 잔고금액 추이.


에코프로는 올해 주가가 급등한 이후로 꾸준히 공매도와 전쟁을 벌여왔다. 

앞서 에코프로가 주가 100만 원을 넘기면서 황제주의 자리에 올랐던 7월에도 공매도 잔고금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 당시 개인투자자가 집결해 ‘공매도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에코프로 주가를 받쳤고, 이후 개인투자자가 우위를 차지하면서 에코프로 주가는 100만 원을 넘어 120만 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공매도에 대한 숏 커버링(예상과 달리 주가가 올랐을 때 억지로 주식을 사서 갚는 것)이 오히려 에코프로의 주가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최대 6천억 원으로 줄어들면서 8월30일(8308억 원)까지 1조 원을 밑돌았던 공매도 잔고금액이 9월 들어서는 2배로 뛰어오르면서 다시 한 번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 에코프로 주가가 심리적 저항선인 100만 원에 가까워지면서 향후 주가 추이가 주목된다.  

개인투자자의 에코프로에 대한 순매수세는 이번에도 여전히 굳건하다. 9월 들어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는 홀로 에코프로 주식을 118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가 같은 기간 1211억 원어치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에코프로 주가가 상승 전환한 이날에도 개인투자자가 268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주가 강세를 이끌었다. 

SK증권 리서치센터는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는 장중 심리적 저항선인 100만 원선이 장중 붕괴되기도 했지만 장 후반 매수세가 들어오며 100만 원 선을 다시 회복했다”며 “반도체와 2차전지 업종이 동반 부진하니 국내 증시도 위로 갈 수가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