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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VIEW] 영끌족은 승리할 수 있을까? 집값 대세상승 전환은 먼 이야기

이태경 red1968@naver.com 2023-08-17 08: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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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VIEW] 영끌족은 승리할 수 있을까? 집값 대세상승 전환은 먼 이야기
▲ 영끌족들이 부동산 시장에 귀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시내의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요즘 부동산 시장에는 영끌족들의 귀환이 두드러진다. 

영끌족들이 부동산 시장에 다시 뛰어들고 있는 건 윤석열 정부의 집값 떠받치기에 힘입은 바 크지만 시장금리가 조만간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금리는 계속 상승중이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조속히 내릴 것이라는 전망은 근거가 약하다. 설사 기준금리가 내려간다 해도 집값이 대세상승으로 전환하기에는 내년도 경제전망이 극히 비관적이다.

영끌족들의 귀환, 그들의 베팅은 성공할 수 있나?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1~5월 전국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총 16만 3815건으로 이 가운데 30대 비중은 26.6%(4만 3590건)를 차지했다. 이는 2019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1~5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영끌’이라는 말이 회자되기 시작한 2019년 23.5%였던 30대의 주택구입 비중은 2020년 22.9%, 2021년 25.2%, 2022년 22.9%을 거쳐 올해 역대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심지어 30대는 주택구입시장의 절대강자인 40대를 눌렀다. 매년 1~5월 기준으로 40대 비중은 2019년 28.1%, 2020년 27.4%, 2021년 25.8%, 2022년 24.2%, 올해 25.9%로 확인됐다.

대한민국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서울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올 1~5월 서울 아파트 30대 매입 비중은 32.9%(전체 1만 3373건 중 4397건)를 기록한 반면, 40대는 27.8%(3716건)에 머물렀다. 

충격적인 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 총 3711건 가운데 무려 34.7%인 1286건을 30대가 매수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부동산 거품이 극에 달했던 2021년 9월 1505건 이후 20개월 만에 최대치로 30대의 매수강도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물론 30대 부동산 매수자 모두가 영끌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영끌러'들은 '지금이 부동산 시장의 바닥이고, 기준금리는 금명간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경기는 호전될 것이다'는 확신을 갖고 자금을 동원했을 것이다. 

영끌러들 대부분은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부동산 시장이 상승하는 것만 경험했고 특히 코로나 펜데믹 시기인 2020년과 2021년의 불장의 인상이 너무나 강렬하기에 그들의 베팅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을 큰 틀에서 규율하는 지표들은 영끌이 위험천만한 모험일 수 있음을 지시하고 있다. 우선 금리와 경제전망만 살펴보자. 

상승 중인 시장금리, 희박해져가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 전망

시장금리가 상승 중이다. 16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7월 코픽스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69%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하락했다. 신규 코픽스는 5월과 6월에 2개월 연속 상승했으나 7월에는 소폭 하락하며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잔액 및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보다 올랐다. 같은 시기 잔액 기준 코픽스는 3.83%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3.21%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코픽스 금리가 상승하면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상승할 수밖에 없고, 코픽스 금리가 하락하면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에 대출금리를 낮출 여력이 생긴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조만간 연 7%에 재진입할 예정이다. 14일 기준으로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연 4.09~6.93%를 기록했다.

코픽스 금리가 움직이니 대출금리도 움직일 수 밖에 없다. 대출금리 상승은 필연적으로 예금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시중 주요은행들은 4%대 정기예금을 속속 출시 중이다.

게다가 모든 금리의 토대라 할 국채금리도 미국과 한국 공히 상승중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5·10년 등 주요 국고채 금리는 3.8% 내외를 기록했는데, 이는 미 국고채 금리가 4.3%내외에서 형성된데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모든 금리의 토대가 되는 국고채금리가 고개를 들고 있는 마당인데 시장금리가 내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여전히 견조하고, 소매판매도 예상을 넘어서며, 실업률이 역사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기준금리를 인하할 조건이 성취되지 않고 있다.  

한국전쟁 정전 이후 초유의 2년 연속 1%대 성장? 

금리 전망만 어두운 것이 아니다. 성장은 더욱 암울하다.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씨티·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UBS 등 8개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이 지난달 말 기준 보고서를 통해 밝힌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9%였다. 만약 우리 경제가 2년 연속 1%대 성장을 기록하면 성장률 관련 통계가 있는 1954년 이후 최초다.

또한 투자은행은 성장률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경상수지 흑자폭 역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지난해 1.8%에서 올해 1.6%로 하락한 뒤 내년 2.4%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 6월 말 당시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을 1.7%와 2.5%로 추정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각각 0.1%p 하향 조정한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전망이 적중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대한민국의 경제체력이 대외조건이 조금만 악화되면 휘청거릴 정도로 약화됐다는 사실이다.

위험한, 너무나 위험한 영끌  

위에서 살핀 것처럼 부동산 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금리와 성장 전망이 모두 부동산 시장에 비우호적이다. 거기에 더해 1차 조정이 있었다곤 하지만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Price to Income Ratio) 기준으로 봐도 그렇고 주택구입부담지수로 봐도 특히 서울 등의 주택가격은 터무니없이 비싸다.

영끌족들에게 유일하게 기댈 곳이 있다면 대출인데, 이건 양날의 검과도 같다.

사정이 이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지역의 가격 반등과 일부 미디어들의 혹세무민에 현혹돼 불나방처럼 영끌에 나서는 사람들이 있으니 참으로 염려스럽다. 확실한 건 결정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이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은 땅을 둘러싼 욕망과 갈등을 넘어설 수 있는 토지정의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투기공화국의 풍경’을 썼고 ‘토지정의, 대한민국을 살린다’ ‘헨리 조지와 지대개혁’을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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