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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식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가 2011년 9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렸다. |
독일맥주가 수입 맥주시장에서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온다. 일본맥주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맥주의 본고장이라는 브랜드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맥주 수입량이 5만3619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1495톤보다 29.2%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독일맥주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독일맥주는 지난해보다 60.9% 급증한 7825톤이 수입됐다. 전체 수입량의 증가세보다 31.2%포인트 높은 수치다.
전체 수입량에서 일본맥주 1만3818톤과 네덜란드 맥주 8887톤에 뒤지지만 증가폭은 독일맥주가 가장 앞섰다. 일본맥주는 지난해보다 19.6% 증가했고, 네덜란드맥주는 38% 증가했다.
독일맥주의 상승세는 대형마트 판매량에서도 확인된다.
롯데마트가 2010년부터 2014년 7월 18일까지 5년 동안 수입맥주 매출을 집계한 결과를 보면 독일맥주가 일본맥주를 제치고 올해 처음 1위를 차지했다.
롯데마트의 전체 수입맥주 매출에서 독일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9.9%로 일본맥주(20.8%)를 앞섰다. 그 뒤로 네덜란드(11.5%), 미국(7.6%), 벨기에(7.2%) 순이었다.
독일맥주의 강세는 다른 대형마트 판매량에서도 드러난다. 이마트에서 독일맥주 ‘5.0’ 맥주 3종이 수입맥주 매출 3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홈플러스에서도 독일맥주 제조업체 다구너의 ‘베어비어’가 꾸준히 전체 맥주 판매 순위 15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독일맥주는 국내 수입맥주 시장 점유율(매출기준)에서 2010년 순위 5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맥주의 본고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했다. 2010년 버드와이저와 밀러로 대표되는 미국맥주와 아사히로 대표되는 일본맥주로 수입맥주시장이 양분됐다.
최근 독일맥주가 이렇게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 독일맥주가 지닌 다양한 브랜드를 꼽는다. 독일 각 지역의 맥주 양조장은 1300여 개가 넘는다. 이들 양조장은 다양한 맥주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최근 맥주 수입이 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해졌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브랜드를 갖춘 독일맥주가 그만큼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독일맥주가 수입맥주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또 다른 이유로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롯데마트 판매 기준으로 독일맥주 제조업체 웨팅어의 ‘L맥주’ 500ml 한 캔은 1600원이다. 같은 용량의 수입맥주 가격대가 2천~5천 원 대인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하다.
특히 일본 맥주의 대표주자격인 아사히의 판매가는 3700원으로 L맥주보다 가격이 2배 이상 비싸다. 홈플러스에서 판패중인 베어비도어도 1600원이며 이마트에서 판매중인 독일 맥주 3종은 1650원 이다.
맥주 관련 동호회에서 이렇게 값이 싼 수입맥주를 ‘가성비 종결자(가격 대비 성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