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3-08-07 12: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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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T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김영섭 후보가 마지막 관문으로 8월30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를 남겨두고 있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김영섭 후보를 두고 반대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있고 노조 등 KT 내부에서도 찬성여론이 높은 만큼 길었던 ‘CEO 공백기’가 끝날 것으로 기대된다.
▲ 김영섭 KT 대표이사 최종후보는 8월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참여주식의 60% 이상 찬성, 전체 주식의 25% 이상 찬성을 받으면 대표이사에 선임된다. 김영섭 KT 대표이사 최종후보. <연합뉴스>
다만 김 후보는 앞서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내정되고도 사퇴했던 두 대표이사 후보의 사례를 고려해 말을 아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노동조합은 7일 KT 차기 대표이사 단독후보로 오른 김영섭 전 LGCNS 사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KT노조는 “이사회의 대표후보 선정결과를 존중한다”며 “KT가 국민기업으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대표로서 김영섭 후보가 적임자임을 믿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KT노조는 KT 노동조합원의 99%가 속한 제1노조다. 5개월 가까이 이어진 CEO 공백을 빠르게 끝내야 한다는 KT 내부 직원들의 여론을 수렴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사실상 CEO 공백 사태를 초래한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김 후보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이 이번 재공모에서는 숏리스트(면접후보자) 3인이 공개된 뒤에도 반대하지 않았고 김영섭 후보는 지난 구현모, 윤경림 후보와 달리 KT 내부 출신이 아닌 만큼 ‘내부 카르텔’ 문제에도 자유롭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의 분위기는 김 후보에 우호적일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은 2023년 3월 말 기준 KT 지분 8.27%를 갖고 있다.
2대주주와 3대주주는 현대자동차그룹(7.79%)와 신한은행(5.57%)이다.
다만 주주총회의 문턱을 넘을 때까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김 후보는 최종 선임될 때까지는 말을 아낄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가 주주총회를 통과하기 위한 문턱도 높아졌다.
현재 KT 대표이사로 선임되려면 주주총회 참여주식의 60% 이상이 찬성하고 찬성한 비율이 전체 주식의 25%를 넘겨야 한다.
▲ KT 대표이사 의결 기준이 강화되면서 외국인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표심도 중요해졌다.
이는 기존 참여주식 50% 이상 찬성의 기준보다 높아진 것으로 KT는 올해 6월 후보자의 선임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관을 변경했다.
한국ESG평가원은 KT의 지나치게 강화된 의결 기준으로 인해 대표이사 선임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따라서 국민연금과 같은 최대주주뿐만 아니라 소액주주와 외국인투자자의 표심도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투자자는 KT 지분의 약 40%, 소액주주는 35% 내외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영섭 후보는 LGCNS 대표로 있을 때 실적 측면에서 성과를 냈던 만큼 정치적 문제를 배제하고 투자자로서 수익률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표를 던지는 외국인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김 후보는 2015년부터 2022년 11월까지 LGCNS 대표이사를 지냈는데 2015년 839억 원에 불과했던 LGCNS 영업이익은 2022년 3854억 원까지 증가했다.
게다가 김 후보가 LGCNS에서 추진했던 ‘디지털전환(DX)’과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은 현재 KT가 나아가가려는 방향과도 일치한다.
KT 소액주주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KT 주주모임’에서는 핵심역량 강화와 신사업 확대 전략, 소액 주주 의사반영을 위한 개선 방안 등을 담은 주주 공개서한을 보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영국 실체스터인베스트먼트(지분율 5.07%)와 미국 티로우프라이스(지분율 5%)와 같은 외국인투자자는 ISS, 글래스루이스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의 평가에 따라 찬성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올해 3월 윤경림 후보를 두고는 선임을 지지한 바 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