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올해 3분기부터 글로벌 로봇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로봇사업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시동을 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지역에서 나타나는 해외 고객사 확보를 위해 서빙로봇과 물류로봇기술 고도화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4일 LG전자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조 사장은 글로벌 로봇 시장공략을 준비하면서 특히 물류로봇의 성장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 관계자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금껏 로봇 사업은 서비스·배송로봇 중심의 국내 대형 거래선과 협업으로 성장을 추진했다"며 "3분기부터는 해외 시장 진입을 적극적으로 준비해 추가 거래선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조직개편으로 BS사업본부 로봇사업담당 아래 해외영업전담 조직을 신설하면서 로봇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해뒀다.
이와 함께 LG전자 자문역으로 영입한 홍원서 UCLA 기계공학과 교수 겸 로멜라(로봇메커니즘연구소) 소장을 통해 물류로봇 기술의 기반을 단단히 다지는데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LG전자가 겨냥하고 있는 기술개발의 초점은 배송과정의 마지막 단계를 뜻하는 ‘라스트마일’ 로봇 개발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운반하고자 하는 물체를 로봇의 몸체에 담고 4족보행 형식으로 계단도 자유롭게 오르내리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을 기술적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는 그동안 식당이나 호텔에서 음식을 옮기거나 안내를 하는 서비스 로봇을 먼저 출시한 바 있다.
2017년 인천공항에서 LG 클로이 가이드봇을 운영한 뒤 서빙봇과 셰프봇, 바리스타봇으로 라인업을 확대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에서 LG클로이 서브봇 3세대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LG전자의 3세대 클로이 서브봇은 라이다 센서와 3D카메라가 탑재돼 자동문도 통과할 수 있는 첨단기술이 적용돼 주행영역이 확대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조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서빙로봇으로 기술력을 알린 것을 기반으로 해외 고객사의 범위를 물류분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 LG전자 서비스용 로봇 모습. < LG전자 > |
전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물류 로봇시장 규모는 2022년 70억 달러(약 9조1500억 원)에서 2030년 290억 달러(38조 원가량)로 연평균 17%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올해 3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물류박람회 ‘프로맷 2023’에 처음으로 참가해 물류로봇 ‘LG 클로이 캐리봇’을 소개하며 글로벌 진출의 시동을 건 바 있다.
LG 클로이 캐리봇은 자율주행과 장애물 회피기술에 기초해 대량의 물건을 적재할 때 스스로 경로를 찾아 목적지로 운반하는 물류로봇이다. 물류센터 작업자의 피로도를 낮추는 것은 물론 물류작업의 효율성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조 사장은 LG 클로이 캐리봇으로 물류센터 고객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차세대 기술로 배송과정 전 범위를 보완할 기술기반을 꾸준히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의 이와 같은 로봇사업 강화 전략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노령사회 진입에 따른 노동력 부족 현상과 맞물려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회계법인 삼정KPMG의 자료에 따르면 초고령사회는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율이 20% 이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일본과 독일은 각각 2006년과 2009년 도달했다. 한국과 미국은 2026년과 2036년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코로나19 이후 노동력 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조 사장의 로봇집중전략이 단기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 종식 뒤 전 세계적으로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 서비스·제조·물류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인력수요가 급증했지만 노동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임금인상이 가파르게 나타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더욱이 코로나19 유행당시 비대면 서비스의 비용효율성을 체감한 글로벌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물류와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도입 경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