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술 열풍이 주도하는 반도체 수요 증가가 전체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HBM3 메모리반도체 이미지. <삼성전자> |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서버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D램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업황을 크게 개선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PC와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수요가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전체 업황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은 다소 늦을 수 있다는 것이다.
2일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이른 시일에 반등 추세를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런스는 투자은행 키뱅크캐피털마켓의 보고서를 인용해 “인공지능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메모리 재고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지표로 쓰이는 8GB D램 모듈의 현재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3%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 부진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여러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의 실적 악화를 주도하고 있다.
대형 IT기업들이 인공지능 서버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단기간에 업황 회복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최근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키뱅크캐피털마켓은 인공지능 서버의 반도체 수요가 기존의 서버용 반도체 시장을 잠식하는 사례가 보이고 있다며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바라봤다.
중국의 경제 회복 지연과 같은 거시경제 측면의 악재와 PC,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전자제품의 판매 부진도 반도체 업황 전반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인공지능 서버용 반도체가 아직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전체 업황 개선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미다.
HBM(고대역 메모리)과 같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쓰이는 고부가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전체 반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입지는 제한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의 대부분을 의존하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 업황 악화의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타격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키뱅크캐피털마켓의 예상대로 반도체 가격 약세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연간 적자도 유력하다.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은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설 투자를 대폭 축소하고 생산량도 더욱 줄이기로 하며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키뱅크캐피털마켓은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의 추가 감산 효과가 반영된다면 3분기부터 가격이 다소 안정화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