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가 3나노 미세공정으로 주요 고객사의 반도체 파운드리 주문을 수주하며 인공지능 반도체로 중장기 성장동력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TSMC의 3나노 반도체 웨이퍼.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3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로 내년까지 애플과 퀄컴, 인텔의 신형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는 시장 조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업체의 인공지능(AI) 반도체도 TSMC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빠르게 늘리며 중요한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2일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TSMC의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두고 단기적 수주 성과와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TSMC가 최근 진행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내용을 바탕으로 이러한 분석을 내놓았다.
류더인 TSMC 회장은 IT기업들의 데이터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인공지능 프로세서 시장 성장이 창출할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수요에 긍정적 시각을 보였다.
그는 “클라우드 업체들이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내기 시작한다면 투자를 꾸준히 늘려나갈 것”이라며 “이는 곧 인공지능 프로세서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는 TSMC가 엔비디아와 같은 주요 고객사의 인공지능 프로세서를 생산하며 관련 시장에서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엔비디아가 A100과 H100 등 TSMC에서 위탁생산하는 반도체 주문량을 늘리면서 TSMC의 성장에 꾸준히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AMD를 비롯한 다른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도 대부분 TSMC의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하고 있다.
다만 웨이저자 CEO는 인공지능 프로세서 수요가 단기간에 파운드리 업황 전체의 반등을 이끌기에는 부족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 경제회복 부진과 같은 요소가 단기적으로 전체 반도체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인공지능 반도체 생산 증대로 이를 만회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웨이저자 CEO는 올해 TSMC 파운드리 실적이 지난해와 비교해 약 10% 줄어들 수 있다는 예측도 제시했다.
카운터포인트는 “인공지능 시장의 성장 전망이 밝지만 올해 TSMC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 안팎에 그칠 것”이라며 단기 실적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TSMC가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에 대응할 패키징 공급 능력을 충분히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단기적 수요 증가에 온전히 수혜를 입기 어려운 배경으로 지목된다.
▲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H100' 이미지. <엔비디아> |
웨이저자 CEO는 고객사 요구에 맞춰 TSMC의 반도체 패키징 공급 능력을 가능한 빠른 속도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내년 말부터 공급 부족이 점차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는 TSMC가 현재 패키징 공급 능력 한계로 엔비디아는 물론 브로드컴과 자일링스 등 다른 대형 고객사의 주문을 수주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다만 TSMC의 단기적 수주 성과에는 긍정적 전망이 나왔다.
TSMC가 당장 3나노 공정으로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신형 프로세서 ‘A17’과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 프로세서, 인텔 차기 CPU 위탁생산을 모두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애플 프로세서가 올해 3나노 1세대 공정, 퀄컴과 인텔 프로세서가 내년 3나노 2세대 공정을 기반으로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을 전했다.
퀄컴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미세공정을 활용하는 가장 중요한 대형 반도체 고객사로 꼽힌다. 퀄컴의 신형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TSMC가 담당하는 것은 그만큼 상대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TSMC의 3나노 공정 파운드리 수율이 삼성전자보다 낮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웨이저자 CEO는 3나노 기술의 잠재력에 여전히 낙관적 태도를 보였다.
그는 “TSMC는 3나노 미세공정에서 우수한 수율을 확보해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서버와 스마트폰용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큰 폭의 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TSMC는 2027년까지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실적이 연평균 50%에 이르는 증가폭을 보이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를 넘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카운터포인트는 대형 IT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수익화하기 위해 데이터서버 등 인프라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이러한 수요 증가를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