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36% “꿈에 기후변화가 나온다”, 자연재해 가능성에 공포감 반영

▲ 연령이나 지역에 따라 자연재해와 극단적 날씨와 같이 기후변화 내용의 꿈을 꾸는 비율이 다르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7월13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한 행인이 폭염을 피해 그늘에 누워 잠을 청하는 모습. 이날 피닉스시의 평균 기온은 섭씨 43도를 넘은 것으로 측정됐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극단적 기후현상이 수면 도중 꾸는 꿈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미국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령대가 낮거나 기후변화가 빈번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기후변화와 관련한 꿈을 경험한 비율이 높았다. 꿈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스트레스와 공포감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각) 주간지 타임(Time)은 조사기관인 해리스폴의 설문 결과를 인용해 “미국인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살면서 한 번 이상 기후변화 내용의 꿈을 꾼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폴은 미국인 1009명을 대상으로 2023년 6월2일부터 5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대상 가운데 36%가 한 번 이상 극단적 날씨나 자연재해가 등장하는 꿈을 꾸었다고 답했다. 

낮은 연령대일수록 꿈에서 기후변화 현상을 경험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18세부터 26세까지의 설문 참여자 가운데 57%가 꿈에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장면을 목격했다. 반면 58세부터 76세에서는 이 비율이 14%로 크게 낮았다.

지역별로도 기후변화 꿈을 꾸는 정도가 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들 가운데 미국 서부지역 주민은 44%가 기후변화 관련 꿈을 꾼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의 응답자들보다 평균 10% 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다. 

타임지에 따르면 미국 서부지역은 기후변화로 가뭄과 폭염 피해를 가장 크게 입는 곳이다. 

타임지는 현실에서 기후변화 현상이 빈번해지고 학교에서도 과거와 달리 기후변화 교육을 가르치면서 연령과 지역에 따라 꿈을 꾸는 비율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해석했다. 

기후변화 꿈을 꾸었다는 응답자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꿈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다고 답했다. 

꿈에서 기후변화 현상이 나타났을 때 응답자의 37%는 스트레스를 느꼈으며 36%는 공포감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희망이나 행복감을 느낀 사람은 각각 30%와 26%에 그쳤다. 해당 질문에는 복수 응답이 허용됐다. 

타임지는 기후변화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면서 미국인이 공통으로 경험하는 현상이 되었기에 사람들의 꿈에도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미시간대 의과대학의 정신의학과 겸임강사 알란 아이저는 타임지를 통해 “기후변화가 꿈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복잡하다”면서도 “기후변화는 사람들의 생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