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기재부)는 27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제56차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15개 세법(조세특례제한법 등 내국세 13개, 관세법 2개) 개정을 담은 '2023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세법개정안 관련 상세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재부는 서민과 중산층의 생계비 부담을 줄여 민생경제 회복을 돕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우선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 상환액 소득공제 한도를 늘리고 적용 주택 가격 기준도 5억 원에서 6억 원으로 늘린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시 소득공제 대상이 되는 납입한도도 연 240만 원에서 연 300만 원으로 확대 적용한다.
전통시장과 문화비 지출에 대한 신용카드 등의 사용 금액 소득공제율을 10%포인트로 높이고 반려동물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병의 동물병원 진료 용역 부가가치세를 10월부터 면제한다.
이에 더해 맥주와 탁주에 매기는 세금의 물가연동제를 폐지하고 주종별 세 부담 차이를 반영해 필요시 법정세율의 ±30% 범위에서 탄력세율로 조정하기로 했다. 또 농·임·어업용 석유류의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 면제 적용 기한을 오는 2026년까지 3년 연장한다.
영세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신용카드 사용 등 세액공제 우대 특례 적용기한을 2026년까지 3년 연장하고 성실사업자의 의료비·교육비·월세 세액공제 적용기한도 마찬가지로 3년 연장한다.
기재부는 이번 세제 개편을 통해 결혼, 출산, 양육, 노후대비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증여세 공제조항을 신설해 전세자금 마련 등을 목적으로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안에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에 대해서는 1억 원을 추가로 공제한다.
자녀장려금 소득 상한 금액을 4천만 원에서 7천만 원으로 대폭 올리고 최대지급액도 자녀 1인당 8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늘린다. 출산·보육수당 비과세 한도도 월 10만 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한다.
영유아 대상 의료비 세액공제 한도는 폐지하고 산후조리비용에 대한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은 총급여액 7천만 원 이하에서 모든 근로자로 확대한다.
육아휴직급여만 있는 경우도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장병내일준비적금 비과세 특례 적용기한을 2026년까지 3년 연장하는 등 청년 자산형성도 돕는다.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 비과세 특례 적용기한은 2년 연장한다.
비수도권에 기업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기회발전특구에 세제 지원을 신설하고 농어촌특별세 유효기간을 10년 연장해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기재부는 신속한 권리구제를 도모해 납세자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조세회피 관리를 강화함으로써 과세 형평성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납세자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해 이의신청, 심사 청구, 조세 심판 청구 시 소액 사건의 범위를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으로 확대한다. 소액사건은 국세심사위원회 의결이 생략돼 납세자 관점에서 더 빠르게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 또 친인척이 대리할 수 있는 조세불복 청구금액도 3천만 원 미만에서 5천만 원 미만으로 확대한다.
기재부는 역외 세원 관리 강화를 위해 위탁자에 신탁정보와 신탁재산 가액 등 자료 제출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 국내 자회사 등에 근무하는 임직원이 외국 모법인로부터 받은 주식매수선택권이나 주식에 상당하는 금전으로 지급받은 상여금의 거래내역 제출도 의무화한다.
여기에 덤핑방지관세가 부과되는 물품의 물리적 특성이나 형태 등의 경미한 변경으로 덤핑방지 관세를 회피하는 ‘우회덤핑’을 막기 위해 우회덤핑 물품에 대해 덤핑방지 관세를 동일하게 부과하기로 했다.
증여자 또는 수증자가 가업의 경영과 관련해 조세포탈·회계부정으로 처벌받으면 증여세 과세특례 적용(감면)이 배제된다.
또 소득을 파악할 수 있는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여행사업, 앰뷸런스서비스업, 수영장운영업 등 13개 업종을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업종에 추가한다.
이번 세법개정안은 오는 28일부터 8월11일까지 입법예고되며 29일 국무회의를 거쳐 9월1일 국회에 제출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