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의 미국 반도체공장 가동 지연은 미국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에 한계를 보여주는 근거라고 중국 관영매체가 지적했다. 사진은 TSMC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 < TSMC >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신설하는 반도체공장 가동을 늦추기로 한 것은 미국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이 안고 있는 현실적 어려움을 보여준다는 중국 관영매체 분석이 나왔다.
중국을 대상으로 수출규제를 강화하고 반도체 등 산업에서 자급체제를 구축하려는 미국 정부와 의회의 시도가 무리수에 그치고 말 수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27일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정부 규제를 계기로 중국 기업들이 첨단 기술 연구개발에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들은 미국의 제재 강화가 결국 자충수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 기업들이 거대한 중국 시장을 놓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상원은 최근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 반도체 또는 인공지능과 관련한 투자를 할 때 반드시 정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에 첨단기술 투자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에 해당한다.
글로벌타임스는 단기적으로 중국에 타격이 불가피하겠지만 미국 기업들의 투자 중단으로 생긴 공백을 중국 기업들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기술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을 이뤄내면서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주체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반도체산업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 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조성한 2천억 위안(약 35조6천억 원) 규모의 펀드를 예시로 들었다.
중국을 압박하고 자국에 반도체 등 첨단산업 자급체제를 단기간에 구축하려는 미국 정부의 시도가 무리수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글로벌타임스는 TSMC가 최근 애리조나에 신설하는 미세공정 파운드리 반도체공장 가동 시기를 기존 2024년에서 2025년으로 늦추겠다는 발표를 내놓은 데 주목했다.
미국 정부가 현지의 전문인력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TSMC의 반도체공장 투자 유치에 힘쓴 결과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TSMC 등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반도체기업이 운영 비용 증가, 반도체 공급과잉 등 영향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30년 미국에서 반도체 전문인력이 수요 대비 약 58% 부족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반도체산업협회(SIA)의 연구 결과도 글로벌타임스의 비판에 근거로 제시됐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성격을 띠는 관영매체다.
미국의 대중국 첨단산업 규제 강화에 날카로운 비판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이런 조치에 큰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