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새로 내놓을 폴더블폰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새 폴더블폰의 디자인 혁신으로 ‘아재폰’ 이미지에서 탈출할 계기를 만들어 MZ세대(20~30대) 고객층을 넓혀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새 폴더블폰 디자인 강화, 노태문 ‘아재폰’ 탈출 계기 만들까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사진)이 세련된 디자인이 적용된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해 갤럭시 스마트폰에 씌워진 '아재폰' 이미지를 벗어날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뉴스룸>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노 사장이 그동안 원가절감을 위해 후순위로 미뤄뒀던 모바일 기기의 디자인 혁신에 힘을 쏟고 있다.

노 사장은 그동안 불필요한 요소는 과감히 생략하고 꼭 필요한 기능만 강화하는 원가절감 전략을 통해 중저가 갤럭시 스마트폰 중심의 판매전략을 펼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전략으로 인해 갤럭시 스마트폰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대비 준수한 마감과 내구성을 가진 제품으로 통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젊은 세대에게 갤럭시 스마트폰은 ‘아재폰’으로 불릴 정도로 디자인 측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노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디자인경영센터장을 겸임하며 디자인에 힘을 쏟았다.

디자인 혁신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노 사장은 폴더블폰 신제품 공개를 앞둔 19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올린 기고문에서 “갤럭시 폴더블폰은 본연의 기능과 사용성에 더욱 충실하게 정제된 디자인을 구현했다”며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의미 있는 사용성과 외형적 아름다움을 모두 이뤄냈다”고 말했다.

노 사장이 이처럼 디자인에 신경을 쓰는 것은 폴더블폰이 젊은 30대 이하 소비자들 사이에서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해 공식 온라인몰 T다이렉트샵에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4와 갤럭시Z폴드4를 사전예약한 고객 가운데 20대와 30대 고객이 전체 예약 가입자 가운데 6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들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매력적 디자인이 꼽힌다. 영국매체 메트로는 “갤럭시Z플립4는 기능보다는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폰”이라며 “Z세대의 수요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새 폴더블폰 디자인 강화, 노태문 ‘아재폰’ 탈출 계기 만들까

▲ 삼성전자는 7월26일 진행되는 갤럭시 언팩행사에서 신제품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5와 갤럭시Z폴드5를 공개한다. <삼성전자 뉴스룸>



노 사장은 디자인이 더욱 개선된 새 폴더블폰을 앞세워 MZ세대 고객층을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노 사장은 "기술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새로 출시되는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5와 갤럭시Z폴드5를 더욱 얇고 슬림한 형태로 바꿨다"고 밝혔다.

새로 나올 폴더블폰이 젊은 층의 수요를 넓히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전반적 브랜드 이미지 쇄신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은 여러 IT제품 가운데서도 브랜드 충성도가 특히 높은 분야로 꼽힌다.

한국갤럽이 18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 975명을 대상으로 7월 11~13일까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재구입할 의사는 삼성(87%)과 애플(86%) 모두 90%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갤럽은 “스마트폰에서 다른 운영체계로 쉽사리 이전하지 못하는 락인(lock-in) 효과가 뚜렷해졌다”며 “저연령대의 스마트폰 브랜드 선택이 미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갤럽의 같은 조사에서 갤럭시 스마트폰이 상대적으로 30대 이하 연령층에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사용자의 78%,  50대 사용자의 86%, 60대 사용자의 85%가 갤럭시 스마트폰을 이용한다고 응답한 반면 18~29세 사용자는 32%, 30대 사용자는 56%만이 갤럭시 스마트폰을 이용해 연령대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저연령층은 상대적으로 애플의 아이폰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8~29세 사용자의 65%가 아이폰을 이용한다고 응답해 갤럭시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는 응답의 두 배를 넘겼다.

저연령층의 갤럭시 스마트폰 기피 현상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조사를 보면 18~29세 사용자는 42%가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올해 조사에서 나타난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와 비교해 10%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저연령층이 아이폰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제품의 세련된 디자인이 꼽힌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운영업체 비누랩스가 20~29세 남녀 대학생 2천 명을 대상으로 2022년 11월25일부터 12월1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8%가 애플 전자기기의 이미지로 ‘세련된’, ‘고급스러운’을 선택했다. 

삼성전자 제품의 이미지로는 ‘친근한’(79%), ‘실용적인’(78%), ‘신뢰가 가는’(75%) 등이 꼽혔다. 세련됐다거나 고급스럽다는 응답은 각각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상 복수응답 기준)

IT전문매체 샘모바일은 “Z세대가 아이폰을 선호한다는 점은 삼성전자에 폴더블폰이 필요한 이유”라며 “특히 갤럭시Z플립 시리즈는 컴팩트하고 매력적 폼팩터를 가지고 있으며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상당한 판매량 증가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