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유럽 폭염 다음 주에도 이어질 전망, ‘케르베로스’에 이은 ‘카론’ 예보

▲ 이탈리아 16개 도시에 최고단계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남부 유럽은 현재 고기압 '케르베로스'의 영향으로 많은 지역에서 4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이탈리아 토리노시 광장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는 남성.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이탈리아와 그리스를 비롯한 지중해 연안국에 이어지고 있는 폭염이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15일(현지시각) CNN등 주요 외신은 이탈리아 정부가 로마와 플로렌스를 포함한 이탈리아 주요 도시 16곳에 폭염 적색경보를 발령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지역 기온이 40도를 넘은 가운데 유럽우주국(ESA)를 비롯한 기상 관계자들은 이번 폭염이 다음 주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폭영이 가장 극심할 것으로 예보된 이탈리아는 시칠리아와 사르데냐를 비롯한 도서지역 기온이 섭씨 48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남부 유럽에 발생하고 있는 폭염은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발생한 고기압이 사막과 바다를 건너며 흡수한 열을 유럽으로 가져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 기상학회는 지옥 같은 더위를 불러온 이번 고기압을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지옥의 마수에 빗대 ‘케르베로스’로 명명했다.

유럽우주국은 케르베로스가 끝나도 다음 주에도 고기압 ‘카론’의 영향으로 폭염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하며 극한 기후가 갈수록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탈리아는 지난해 유럽에서 6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폭염 당시 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사망률을 기록해 백만 명당 59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탈리아 당국은 추가로 9개 도시에 한 단계 낮은 폭염경보를 발령하며 국민들에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외출을 삼가고 온열질환예방수칙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남부 유럽 국가에서도 폭염 피해가 잇따랐다.

그리스에서는 폭염이 발생해 14일부터 유명 관광지 아크로폴리스가 출입금지 조치됐고 스페인에서는 세비야와 코르도바 등 주요 도시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어섰다.

로마 비토리오 광장에서 신문을 파는 한 시민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6월에는 비가 내리고 기온이 40도가 넘더니 정부에서는 날씨가 더 더워질 거라고 한다”며 “이런 더위는 처음 겪어본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