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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정현(오른쪽) 신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뉴시스>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를 풀어낼 수 있을까.
이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무엇보다 민생을 챙기겠다고 했다.
정부와 청와대는 누진제 개편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민생을 강조한 이 대표에게 전기요금 누진제는 취임 후 첫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0일 “논란이 되고 있는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해 볼 것”이라며 “정부와 한국전력을 불러 입장이 무엇인지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누진제 개편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데 대해 “그래서 일단 점검을 해 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주택용 전기요금 체계는 누진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전기사용량이 많아질수록 단위 요금이 최대 11배까지 폭발적으로 비싸진다.
올해의 경우 유례없는 찜통 더위가 연일 지속되면서 국민들의 ‘전기요금 폭탄’에 대한 불만이 어느 때보다 높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누진제를 전면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10일 “국민들 사이에 전기요금 때문에 에어컨도 제대로 못 트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원망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에 반드시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전면적인 개편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혹서기인 7~8월에 한해 전기요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제한적 개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야권의 누진제 개편 주장은 물론이고 여권의 한시적 개편 움직임도 반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당과 정부 사이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야 하는데 대표가 되자 이런 상황에 직면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누진제를 개편하면 결국 전기를 적게 쓰는 사람에게서 요금을 많이 걷어 전력소비가 많은 사람의 요금을 깎아주는 ‘부자감세’구조가 될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새누리당 내부의 에너지 전문가들은 누진제 개편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산업부 전력심의관을 지낸 이현재 의원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는 당연히 개선돼야 한다”며 “누진제는 손보고 에너지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는 정책과 제도를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생 현안을 최우선적으로 챙기겠다고 한 이 대표가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과 당 내부 전문가들의 누진제 개편 주장을 정부와 청와대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갓 취임한 이 대표와 신임 새누리당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누진제 개편에 호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연혜 최고위원은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에서 “무더운 날씨에 누진제 개선요구가 많은 것 같은데 잘 상의해서 국민들의 요구가 반영되도록 하겠다”며 “민생 정책은 정말 국민 실생활에 맞아야 하고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