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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판 바꾼다④] 미래에셋 최종진 본부장 "고객관리가 성패 좌우, 은행 넘어 1위 목표"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3-06-30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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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판 바꾼다④] 미래에셋 최종진 본부장 "고객관리가 성패 좌우, 은행 넘어 1위 목표"
▲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은 미래에셋증권이 '수익률 제고'라는 디폴트옵션의 취지와 가장 잘 들어맞는 퇴직연금 사업자라고 자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손꼽히는 강자 중 하나다. 

2005년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퇴직연금 시장에 뛰어들었고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적립금 기준 전체 금융권 6위를 기록하며 증권사 1위를 넘어 시중은행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 

7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퇴직연금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인데 미래에셋증권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비즈니스포스트는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 빌딩에서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에도 퇴직연금시장 선도할 것, 제도 방향과 가장 잘 들어맞아

“너무 당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종진 본부장은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에도 미래에셋증권이 증권사 1위의 위치를 지킬 수 있겠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만나본 최 본부장은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시장 경쟁력에 대해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였다. 

최 본부장은 미래에셋증권에 2007년 합류, 2009년 퇴직연금사업단에 발령받은 뒤 10년 넘게 퇴직연금시장 관련 업무를 맡아온 전문가다. 당시 5천억 원에 불과했던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적립금이 20조 원을 넘어서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봤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방식의 퇴직연금 가입자에 한정된 제도거든요. 확정급여형(DB) 비중을 걷어내고 나면 미래에셋증권과 다른 증권사와의 격차는 훨씬 더 큽니다.”

기업이 운용하는 DB와 달리 DC와 IRP는 근로자인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퇴직연금을 의미한다. 최 본부장은 미래에셋증권이 DC와 IRP에 강점이 있는 만큼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미래에셋증권의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봤다. 

“미래에셋증권이 그동안 집중해왔고 지향하는 바가 DC와 IRP에서 가입자들의 노후자산을 키우는 것입니다. 디폴트옵션이 정확히 이러한 영역이기 때문에 미래에셋증권의 경쟁력은 오히려 강화될 것으로 봅니다.” 

올해 시범 운영 결과로 받아든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첫 성적표’를 두고도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디폴트옵션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게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미래에셋증권의 방향성에 대해 언급했다.

디폴트옵션은 지지부진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금융사 재량으로 퇴직연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할 여지가 늘어나는 만큼 퇴직연금 수익률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그는 올해 1분기 디폴트옵션 공시를 근거로 대다수 퇴직연금 사업자가 보수적으로 운용되는 상품인 원리금 보장상품에 치우쳐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이란 원금에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상품을 의미한다. 

“과도한 비중의 원리금 보장상품이 그동안 부진했던 퇴직연금 수익률의 주범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디폴트옵션 공시를 해보니 대다수가 다시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치우쳐져 있어요. 상위 5개 사업자 가운데 나머지 4개사는 다 90%가 원리금 보장상품인데, 미래에셋증권만 가입자 기준 63%, 적립금 기준 45%가 실적배당상품입니다.”

그는 디폴트옵션이 본래 취지대로 시장에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퇴직연금 사업자와 정책 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모든 것들은 퇴직연금 가입자분들이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되는 거거든요. 지금도 금융당국에서 제도적인 부분은 수정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압니다. 이처럼 정책이나 당국에서 해줘야 하는 역할이 있고,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내 노후자산을 충분히 키워줄 수 있구나’하는 신뢰를 저희 사업자들이 줘야합니다.”

◆ 초기투자 통한 인프라 구축,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이어져  

미래에셋증권 연금부문은 하나의 사업부 밑에 최 본부장이 맡고 있는 영업지원본부를 비롯해 5개의 본부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130여 명이 소속된 영업지원본부가 규모가 가장 크다. 

최 본부장은 영업지원본부의 연금업무개발팀이 다소 독특한 업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연금이라는 영역이 용어가 어렵고 법률과 규정이 따로 적용되는 등 특수한 영역입니다. 일반적인 계좌체계와는 다른 구조들이 많아요. 그래서 시스템을 개발할 때 IT개발자들이 굉장히 어려워하기 때문에 업무영역을 정의하고 설계하는 인력을 자체적으로 따로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연금업무개발팀을 가지고 있는 건 저희가 유일한 걸로 압니다.”

퇴직연금시장이 특수한 만큼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이처럼 별도의 인력 등 초기투자가 요구된다. 최 본부장은 여기에 미래에셋증권의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적립금이 20조 원이 넘었어도 여러 인력에 대한 투자로 아직 수익이 많이 나는 구조가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자산관리 영역에서 연금이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본 회사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있었습니다. 무형일 수 있지만 퇴직연금을 바라보는 자세, 전략이나 기획 이런 것들이 미래에셋증권이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봅니다. ”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경쟁의 성패를 가를 요인으로는 ‘고객관리’를 들었다. 고객의 이탈을 방지해 연금투자가 장기투자로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객의 자산이 얼마나 오래 머무르게 할 것인가. 저는 이게 사업자들의 성패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기간 3개월 수익률, 6개월 수익률은 일시적으로 변할 수 있어요. 그런데 사업자들 가운데 가장 승리하는 사업자는 가입자의 자산이 얼마나 오래 머무르게 할 수 있느냐에 달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퇴직연금을 통한 투자는 모두 장기, 간접투자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저희 사업자들이 역할만 제대로 해주면 기본적으로 이길 수 있는 투자의 조건입니다. 그래서 저희 사업자들이 자산 배분 리밸런싱을 통해 변동성을 줄이고 오랜 시간 투자시장에 자산이 머무를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결국 사업자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디폴트옵션 도입을 앞두고 가장 중점으로 대비한 부분도 이 점이라고 했다. 고객성향에 맞춰 퇴직연금 상품을 추천한 뒤 투자가 오래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최 본부장은 “퇴직연금 상품을 가입자에게 매칭시키고 이 상품을 잘 선택했다고 고객들에게 충분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고객접점의 부서들이 이런 사항들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장기투자가 중요한 만큼 상품 라인업을 구성할 때도 장기 수익률을 중점으로 고려했다고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전부 7개 상품을 가지고 있다. 초저위험 1개, 저위험 2개, 중위험 2개, 고위험 2개 상품이며 펀드종류별로 살펴보면 3개의 생애주기 펀드(TDF)와 3개의 밸런스드펀드(BF)로 이뤄져 있다. 
 
[퇴직연금 판 바꾼다④] 미래에셋 최종진 본부장 "고객관리가 성패 좌우, 은행 넘어 1위 목표"
▲ 미래에셋증권은 '2022 퇴직연금 사업자 간담회'에서 퇴직연금 모범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진은 2022년 12월21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현장 안착을 위한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찍는 모습. <미래에셋증권>

◆ "증권사 1위 넘어 퇴직연금시장 1등 사업자가 목표" 

1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0조9395억 원으로 증권사 기준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우리은행 적립금 규모를 제치면서 전체 퇴직연금사업자 가운데 6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퇴직연금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의 향후 과제가 있다면 무엇일까. 최 본부장은 이렇게 답했다.

“1등 사업자가 돼야죠. 퇴직연금 전체 사업자 가운데서요. 

2021년 말, 2022년부터 증시침체로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미래에셋증권이 가지고 있던 여러 가지 장점들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에서 연금이라는 자산의 중요성이 충분히 증명될 테고, 그러면 또 시장에서 기대하는 ‘머니무브(자금이동)’가 다시 한 번 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마지막으로는 퇴직연금 가입자를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최 본부장은 현재의 구매력을 유지할 수 있는 퇴직연금 상품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자산의 구매력이 유지되려면 기본적으로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야한다. 

“결국은 물가상승률을 이기기 위해서는 일정부분 연금에 투자자산을 섞어야겠다는 판단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나올 겁니다. 그렇다면 다음에는 투자수익률을 보셔야하고, 퇴직연금은 세금과 연동되기 때문에 나를 정말 서포트할 수 있는 사업자가 어디일지 살펴보셔야 합니다. 디폴트옵션 상품만 보고 갈 지, 아니면 연금을 수령할 노후까지 나를 서포트해 줄 사업자가 어디일지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 정희경 기자

다음 달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1년 유예기간을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초고령화 시대 수익률 현실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인 만큼 증권사는 기존 퇴직연금시장의 강자인 은행이나 보험업계보다 높은 수익률을 강점으로 내세워 고객 유치에 뛰어들 전망이다. 340조 원 규모의 퇴직연금시장을 향한 국내 증권사들의 진격이 예고된다. 비즈니스포스트는 디폴트옵션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국내 증권사들의 준비 현황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퇴직연금 판 바꾼다①] 7월 디폴트옵션 본격 시행, 340조 머니무브에 쏠리는 눈
[퇴직연금 판 바꾼다②] '첫 성적표'에서 확인된 비교우위, 증권사 약진 디딤돌되나
[퇴직연금 판 바꾼다③] 삼성증권 유정화 본부장 "5년전부터 운용 준비, 시장 최적 대응력"
[퇴직연금 판 바꾼다④] 미래에셋 최종진 본부장 "고객관리가 성패 좌우, 은행 넘어 1위 목표" 
[퇴직연금 판 바꾼다⑤] 한국투자증권 홍덕규 퇴직연금본부장 인터뷰
[퇴직연금 판 바꾼다⑥] NH투자증권 홍국일 연금컨설팅본부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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