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피스 회원들이 2일 환경복원법과 관련해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의회 의사당 앞에서 '자연과 기후는 기다리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 자연복원법안이 농업종사자들의 생계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반대 의견에 부딪혀 환경위원회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27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유럽의회 친환경위원회 찬반투표에서 환경복원법안이 44 대 44로 동률을 이뤄 부결됐다고 보도했다.
자연복원법안은 유럽연합내 생물다양성을 영토 면적의 20%까지 복원할 것을 의무적으로 명시하는 법안이다.
환경위원회 승인을 받기 위해선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이번 법안은 중도우파 세력인 유럽국민당의 반대로 과반수 달성에 실패했다.
친환경위원회에서 부결된 이번 법안은 7월에 열리는 유럽의회 본회의에 발의돼 투표를 거친다. 여기서도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하면 법안은 폐기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럽국민당 측은 이번 법안에 반대한 주요 이유로 식량 안보와 농업종사자 생계 위협 등을 들었다.
피터 리스 유럽국민당 대변인은 위원회 투표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자연복원법안을 핵심으로 하는) 그린딜 전략이 좋은 취지를 가진 것은 맞다”며 “하지만 이미 유럽연합은 환경보호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사르 루에나 유럽의회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생물다양성을 복원하는 것은 생태계만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농부와 어부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일”이라고 맞섰다.
일부 낙관론자들은 법안을 둘러싼 분쟁을 7월에 있을 본회의 발의 전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반면 로이터는 유럽의회 내부관계자들이 자연복원법 찬반투표 결과를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20일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기존 환경법안들을 조정해 일부 환경보호규정을 완화하고 농부들에게 돌아가는 지원금을 확대해 농부들이 자체적으로 자연복원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