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도 대출금리 상승압력이 커지면서 신규대출자들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는 주택담보대출 등 은행대출 변동금리 주요 기준으로 내리기는 커녕 매달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가 달마다 오르내려 신규 대출자들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창구. <연합뉴스> |
또 다른 대출금리 기준인 은행채 금리는 치솟고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기준금리 상승압력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출금리가 내릴 가능성이 낮아져 은행을 찾는 신규대출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네 달째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전날 발표된 5월 코픽스는 3.56%로 4월보다 0.12%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4월에는 3.44%로 3월보다(3.56%) 0.12%포인트 내렸고 3월에는 2월(3.53%)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2월에는 1월(3.82%)보다 0.29%포인트 내렸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국내 주요은행 8곳이 한 달 동안 새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지불한 이자비용을 나타내 시장금리 움직임을 파악하기 수월하다. 시장상황을 빠르게 반영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등 은행 여러 변동금리 상품의 주요 준거 금리로도 쓰인다.
▲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네 달째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이에 따라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상승세 둔화가 뚜렷히 나타나지 않아 신규대출자들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다른 변동금리 기준인 은행채 금리도 최근 급등한 상태다. |
4월에 내렸던 신규취급액 코픽스가 5월에는 오른 것은 은행들이 예금유치 경쟁을 벌인 영향이 크다.
은행들은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소비자에 제시하게 되는데 예금금리는 코픽스 산출식에서 80~90%를 차지하는 최우선 변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예금금리 공시 기준 5월말 12개월 정기예금 금리 최상단은 3.80%였다. 한 달 넘도록 금리 3.75%상품이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었다.
문제는 은행 예금유치경쟁 불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코픽스를 밀어올려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만 해도 Sh수협은행이 예금금리를 0.25%포인트 가량 올려 은행 예금금리 최상단은 4%대로 올라섰다. ‘특판’이 아닌 일반 예금 금리가 4%대인 것은 거의 두 달만이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준금리 변동 흐름에 맞춰 소비자에 보다 경쟁력 있는 혜택을 주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의 또 다른 주요 기준인 은행채 금리는 이미 많이 상승한 상태다.
5월 한 달만 하더라도 은행채(무보증, AAA) 1년물 금리는 3.642%에서 3.873%(31일)로 올랐다. 2년물 금리도 3.753%에서 3.938%로 상승했다. 2년물 금리는 5월 중에 4%를 돌파하기도 했다.
기준금리 압력도 갈수록 거세져 대출금리를 밀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이 최근 금리 인상으로 돌아섰거나 그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이 15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과 같이 기준금리인상을 멈춘 미국도 14일(현지시각) 공개한 점도표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인 가운데 호주와 캐나다는 이미 지난달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돌아섰다.
한 은행 관계자는 “미국도 매파적 동결을 했고 호주와 캐나다도 최근 기준금리를 올렸다”며 “이렇게 되면 한국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예금금리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국내 물가수준은 금리인상 움직임을 보이는 다른 나라들보다 낮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따라 현재 시점에서 코픽스는 기준금리(3.50%)를 중심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최근 코픽스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데 한동안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가 고정돼 있는 이상 이를 기준으로 움직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