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의 100억 원대 배임혐의 고발사건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검사 정희원)는 시민단체 '경제를생각하는시민모임'이 민 전 행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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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 |
이 단체는 민 전 행장이 산업은행장 재직 시절 성진지오텍 대표이사 전정도씨에게 주식을 파는 과정에서 산업은행에 100억 원대 손해를 끼쳤다며 7월26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이 단체는 고발장을 통해 “민 전 행장은 산업은행이 보유하던 성진지오텍 445만9200주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시가보다 싸게 전씨의 개인회사인 유영금속에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당시 성진지오텍의 주당 시가는 1만2천 원 수준이었는데 민 전 행장이 전씨에게 매도할 때 계산한 주당 가격은 그보다 훨씬 낮은 9620원”이라며 “민 전 행장이 산업은행에 약 100억 원의 손해를 입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전씨가 구입한 주식을 6일 뒤 포스코에 주당 1만6330원에 매각해 1주일 사이에 약 300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이어진 포스코 비리 수사과정에서 포스코와 전씨 사이에 있었던 성진지오텍 주식 거래에서 비리 단서를 포착해 전씨 등을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산업은행으로까지 수사가 확대되지는 않았다.
민 전 행장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부실 관리감독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일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강 전 회장은 검찰에 구속기소된 남상태·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재임 기간에 벌어진 대우조선해양 경영비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회장이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남상태·고재호 전 사장과 재임기간이 겹치는 산업은행장들로 검찰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 전 행장은 남상태 전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던 2008~2011년 산업은행을 지냈다.
민 전 행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편에 서서 활동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