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지주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NH농협은행의 막대한 충당금 때문에 상반기에 순손실 2천억 원 이상을 봤다.
농협금융은 상반기에 연결기준으로 순손실 2013억 원을 내 적자전환했다고 2일 밝혔다. 농협중앙회에 분기마다 내는 명칭사용료를 부담하기 전에 실적도 순손실 592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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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손해보험과 농협캐피탈 등 비은행부문 실적이 크게 좋아졌지만 농협은행에서 상당한 충당금을 쌓으면서 상반기에 적자전환하게 됐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상반기에 손실에 대비한 신용손실충당금 1조3589억 원을 적립했다. 이 가운데 STX그룹과 창명해운 등 조선해운업에서 입을 손실에 대비한 대손비용이 1조1200억 원을 차지했다.
여신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은 기업들을 살펴보면 STX조선해양 4398억 원, STX중공업 1138억 원, 창명해운 2990억 원 등이다.
농협금융은 상반기에 대손충당금적립비율(추정치) 96.2%를 기록했는데 이 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10.74%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추정치)은 1.75%로 비율이 지난해 말보다 0.52%포인트 떨어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체 여신에서 원리금을 만기 이후 3개월 안에 돌려받지 못한 고정이하여신(NPL)의 비중을 뜻한다.
농협은행은 상반기에 순손실 3290억 원을 입어 적자로 돌아섰다. 명칭사용료를 부담하기 전 실적도 순손실 2094억 원이나 된다.
농협은행은 상반기에 이자이익 2조1419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다. 대출자산과 예수금이 저금리에도 2015년 말과 비교해 나란히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반기에 고정이하여신비율(추정치) 1.82%, 대손충당금적립비율(추정치) 93.88%를 기록했는데 양쪽 모두 지난해 말보다 개선됐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에 지배주주지분 기준으로 순이익 1311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증가했다. 다만 2015년 하반기보다는 4.2%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에 국내 증시의 호황에 힘입어 8년 만에 최대 순이익을 냈는데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증시가 침체되면서 성장이 둔화됐다.
농협생명은 상반기에 순이익 787억 원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농협손해보험은 상반기에 순이익 220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3% 늘어났다.
다른 계열사의 상반기 순이익을 기업별로 살펴보면 NH-아문디자산운용 68억 원, NH농협캐피탈 138억 원, NH저축은행 89억 원 등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상반기에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순손실을 피하지 못했지만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비은행계열사도 성과를 내고 있다”며 “하반기에 흑자로 반드시 전환할 수 있도록 모든 직원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