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우리은행과 부산은행 등 은행 몇 곳의 예금금리가 오르며 은행권의 수신경쟁 가능성이 나온다.
예금금리는 기준금리가 올해 초 동결된 뒤 하향곡선을 그렸다. 그럼에도 예금금리가 오른 것을 두고 은행이 그 동안 빠르게 식었던 정기예금의 매력도를 높여 수신경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 흐름이 전체 은행권으로 번지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 우리은행과 부산은행 등 은행 몇 곳의 예금금리가 오르며 은행권의 수신경쟁 가능성이 나온다. 다만 전체 업권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은행 창구.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일부 은행들은 최근 예금 금리(12개월 기준)를 올렸다.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의 금리는 3.53%에서 3.62%로 0.09%포인트 올랐다. 부산은행 ‘the특판예금’의 금리는 3.50%에서 3.55%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최고우대금리로 보면 3.75%에서 3.90%로 올라 상승폭이 완연했다.
특수은행으로 범위로 넓히면 산업은행의 금리 인상이 눈에 띈다. 산업은행은 ‘KDB정기예금’의 금리를 최대 0.1%포인트 인상했다.
이를 두고 은행들이 예금을 유치하기 위한 수신경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실제로 22일 금융감독원 금리비교 공시(1천만 원 예치, 12개월)를 기준으로 기준금리(3.50%)를 넘기는 예금 상품은 단 6개에 불과하다. 기준금리와 같은 상품도 3개뿐이며 2%대인 예금도 6개다.
시장 자금은 이에 올해 들어 은행에서 빠져나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수신자금은 올해 들어 4월까지 41조6천억 원이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낮은 원가로 은행의 ‘핵심예금’으로 꼽히는 수시입출식 예금도 40조4천억 원 감소했다.
특히 일반 은행들은 올해 인터넷은행과 수신경쟁에서 뒤쳐졌다. 올해 1분기 예금잔액은 카카오뱅크가 21.5% 늘며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고 토스뱅크(14.3%)와 케이뱅크(13.7%)가 뒤를 이었다.
저축은행이 최근 앞다퉈 예금금리를 올리는 것도 은행에는 부담이다. 다른 업권이라 하더라도 '예금'이란 같은 상품을 내놓는 경쟁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12개월 평균금리는 3.87%(1일)에서 3.95%(22일)까지 0.08%포인트 올랐다.
대출금리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고점보다 낮아져 대출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수신경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4월 금융권 가계대출 규모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3월보다 2천억 원이 늘며 지난해 8개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대출도 올해 달을 거듭하며 증가세가 커지고 있다. 4월 기업대출은 7조5천억 원으로 2월(5조2천억)과 3월(5조9천억)보다 늘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전체 은행권으로 번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기준금리 인상기가 끝난 가운데 수익성(예대마진)을 유지하려면 자금조달비용(예금금리)를 낮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이 대출금리를 마음껏 올릴 수 있다면 예금 금리를 낮게 유지할 필요도 크지 않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 사이 경쟁을 유도하며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의 대출금리 세부공시를 전세대출금리로 확대하는 방안이 7월을 목표로 금융감독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금융권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온라인 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는 열흘 안으로 오픈일이 다가왔다.
은행들이 아직까지는 유동성 확보에 앞장설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해 높은 금리로 은행 예금 쏠림 현상 반대로 대출은 부진했었다”며 “이로 인해 예대율 비율은 계속 낮아졌고 추가적 유동성 확보 부담은 제한적인 상황이다”고 바라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