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LB(에이치엘비)가 유럽에서 항암제 ‘리보세라닙’과 관련한 기술 수출을 모색한다. 미국 신약허가신청(NDA)을 완료한 데 그치지 않고 상업화 범위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서다.

6월 미국에서 열리는 대규모 바이오산업 박람회 ‘2023 바이오인터내셔널컨벤션(바이오USA)’이 HLB의 기술수출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한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HLB ‘리보세라닙’ 미국 이어 유럽 기술수출 모색, 글로벌 상업화 본격 추진

▲ HLB가 미국 바이오산업 박람회 '바이오USA'에 참가해 항암제 '리보세라닙' 유럽 기술수출 파트너를 모색한다.


18일 HLB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리보세라닙 유럽 기술수출을 위해 파트너사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이미 회사 수 개와 몇 차례 논의했고 곧 열리는 바이오USA에서도 추가 회사 및 기존 회사와 심도 있게 대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바이오USA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산업 박람회로 꼽힌다. 지난해 열린 행사에는 1만 곳 이상의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 및 기관이 참가했다. 

올해는 현지 시각 6월5~8일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된다. HLB그룹에서는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 HLB생명과학 자회사 HLB생명과학알앤디(R&D)가 참가업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엘레바테라퓨틱스와 HLB생명과학 모두 리보세라닙 상업화를 담당하는 기업이다. 엘레바테라퓨틱스는 미국과 유럽 지역을, HLB생명과학은 한국을 맡고 있다.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이 가시화하면서 유럽과 한국에서의 상업화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엘레바테라퓨틱스는 1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리보세라닙과 파트너사 항서제약 항암제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을 간암 1차 치료제로 승인 신청했다. 

리보세라닙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글로벌 임상3상을 통해 대조 약물 ‘소라페닙’보다 전체생존기간(mOS)과 무진행생존기간(mPFS), 객관적반응률(ORR) 등 각종 지표에서 기존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됐다.

HLB그룹은 이 데이터를 활용해 유럽과 한국에도 리보세라닙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HLB 관계자는 “유럽은 엘레바에서, 한국은 HLB생명과학에서 동시에 (리보세라닙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임상 데이터(raw data)는 동일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사용한 데이터들을 유럽, 한국 각 식약처의 고유양식에 맞춰 작성하는 작업을 진행해 제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리보세라닙 상업화 방식은 지역마다 다르다. 미국에서는 엘레바테라퓨틱스를 통해 직접 판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HLB는 리보세라닙 마케팅을 위한 예산만 이미 약 200억 원을 확보해놨다.

유럽 지역은 파트너사를 통한 기술수출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직접판매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은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상업화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기술수출과 직접판매 모두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HLB 관계자는 설명했다.

HLB그룹은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이 간암 임상에서 긍정적 데이터를 얻은 만큼 앞으로 순조롭게 상업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양곤 HLB 회장은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임직원에게 “끊임없는 긴장감 속에 지난 1년을 보냈고 드디어 NDA를 종료했다”며 “지금처럼만 흔들림 없이 합심해 인류를 이롭게 하는 우리 ‘HLB WAY’를 걸어가자. 38만 HLB그룹 주주 여러분께 끝내 좋은 결과로 보답하자”고 말했다.

리보세라닙은 간암뿐 아니라 위암, 대장암, 선양낭성암(선낭암), 반려견 유선암 등 여러 적응증을 대상으로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월 선낭암용 치료제로 허가 신청이 완료됐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