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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는 K금융 인니②] KB부코핀은행장 이우열 "인디카와 협력, 종합금융 발판 될 것"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05-16 16: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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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들이 동남아 공략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아세안시장 개척이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다가 리오프닝과 맞물려 투자금융 글로벌 스탠다드 확보를 목표로 한 민관 협력이 개화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세일즈맨을 자처하며 지원 사격에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아세안 금융허브인 싱가포르와 함께 수교 50주년을 맞는 인도네시아, ‘포스트 중국’ 베트남, 신흥시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캄보디아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로 읽힌다. 이에 비즈니스포스트는 특별취재팀을 꾸려 금융시장 성장 발판을 구축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보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3개국에서의 국내 금융업계 활약상을 생생하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인도네시아 글 싣는 순서
① 인도네시아 금융한류 기회의 땅? 답은 ‘오랑’에 있다
② KB부코핀은행장 이우열 “인디카와 협력, 종합금융 발판 될 것”
③ 신한은행 황대규 “리테일 신상품과 디지털로 포트폴리오 균형 맞춘다”
④ 우리소다라은행장 황규순 “한국계 1등 넘어 현지 톱10 목표” 
⑤ 우리소다라은행 현지 직원들 “새로운 꿈이 생겼어요”
⑥ 하나은행 박종진, 구성원 단합과 디지털로 리테일 넓힌다
⑦ 미래에셋 임원 아리산디 “1등 비결은 현지화와 투자 민주화”
⑧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 IB는 우리가 선도자
⑨ 한국투자증권, 리테일과 IB 양날개로 안정 성장 궤도
⑩ IBK기업은행 차재영 "우리는 원팀, 단단한 은행으로 가고 있다"

 
[다시뛰는 K금융 인니②] KB부코핀은행장 이우열 "인디카와 협력, 종합금융 발판 될 것"
▲ 이우열 KB부코핀은행장이 1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더 세인트레지스호텔에서 열린 인디카그룹과 협약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자카르타=비즈니스포스트]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을 비롯해 현지 직원들은 이우열 KB부코핀은행장을 ‘톰(Tom)’이라고 부른다. 이 행장 명함에도 Woo Yeul LEE 라는 영어이름 옆에 Tom Lee가 함께 적혀있다.

톰은 KB부코핀은행의 BOC(Board of Commissioners) 의장 이름이 ‘제리(Jerry)’인 것에 착안해 이 행장 스스로 붙인 이름이다. BOC는 인도네시아 법인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조직으로 한국의 사외이사가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만화영화 ‘톰과 제리’처럼 KB부코핀은행의 미스터 톰과 미스터 제리가 멋진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인데 이 행장은 11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열린 인디카그룹과 업무협약식에서도 이런 의미를 설명하며 자신을 각인시켰다.

이 행장은 해외근무 경험이 풍부한 다른 은행 법인장들과 달리 인도네시아가 첫 해외근무지다. 이 행장은 KB금융지주 CSO(전략총괄)와 CHO(인사총괄), KB국민은행 IT그룹 대표 등을 거쳐 2022년 5월 제3대 KB부코핀은행장에 취임했다.

인도네시아에 온 뒤 새로운 이름까지 지어가며 KB부코핀은행을 적극 알리는 것인데 그만큼 이 행장에게는 사업 정상화가 절박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2018년 첫 지분 인수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금껏 조 단위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KB부코핀은행은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다시뛰는 K금융 인니②] KB부코핀은행장 이우열 "인디카와 협력, 종합금융 발판 될 것"
▲ 이우열 KB부코핀은행장.

KB부코핀은행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K금융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지닌다는 점도 이 행장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KB부코핀은행은 한국계 은행이 인도네시아에서 인수한 가장 큰 은행이다. 현재 100여 개의 인도네시아 상업은행 가운데 자산 규모 순위 19위에 올라 있다.

한 주재원은 “이곳에 있는 금융사 주재원들은 KB부코핀은행을 걱정하는 동시에 다들 잘 돼야 한다고 응원한다”며 “KB부코핀은행이 잘 안 되면 한국에선 ‘저거봐, 인도네시아는 힘들잖아’ 하는 인식이 커지며 다른 금융사에도 부정적 이미지가 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절박함은 이 행장을 인도네시아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 행장은 부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금융감독청 은행감독수석국장 모친상 부고를 듣고 다음날 급히 새벽 비행기를 타고 장례식장을 찾아갈 정도로 공을 들였다. 이런 인맥 관리는 승인사항에 긍정적 답변을 듣는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고인을 24시간 안에 매장하는 장례문화가 있다. 문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무척 짧다. 외국계 은행은 물론 인도네시아 은행까지도 통틀어 그 장례식장에 참석한 은행장은 이 행장이 유일했다.

이 행장은 KB부코핀은행의 경쟁력 확대를 위해 인디카그룹과의 협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KB부코핀은행은 지난 11일 인디카 에너지 그룹과 전기차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이 행장이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1년 동안 공들여 성사한 사업이다.

이 행장은 협약식 이후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에 온 뒤 어떤 사업에 힘을 줄까 고민하다가 정부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친환경과 전기차,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버스, 이와 관련한 원스톱 토탈 금융서비스에 답이 있다고 보고 인디카그룹과 오랜 기간 이번 협약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다시뛰는 K금융 인니②] KB부코핀은행장 이우열 "인디카와 협력, 종합금융 발판 될 것"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KB부코핀은행 전경. < KB부코핀은행 >

인디카그룹은 인도네시아 현지 에너지기업이다. KB부코핀은행은 이번 협약에 따라 인디카그룹과 전기차 운영에 필요한 장비 도입, 전기차 보급, 전기차 충전소 설치, 배터리재활용 등 전기차산업 전반에서 협력한다.

이 행장은 “인도네시아에서 MOU를 맺는 건 실질적 사업파트너로서 사업을 함께 한다는 뜻으로 한국보다 더 강한 구속력을 지닌다”며 “애초 협약식까지 6개월 정도 더 걸릴 것으로 봤는데 한국에서 금감원장이 오는 K파이낸스위크 행사에 맞춰 MOU를 맺자고 재촉해 좋은 결과를 냈다”고 덧붙였다.

이 행장은 전기차 금융과 함께 보험, 증권, 카드, 캐피탈 등 계열사 역량을 합친 종합금융서비스를 인도네시아 공략의 차별화한 무기로 쓸 준비를 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현재 KB국민은행뿐 아니라 KB증권, KB손해보험, KB캐피탈, KB국민카드, KB데이타시스템 등 6개 계열사를 인도네시아에 진출시켜 인도네시아를 제2의 모국(마더랜드)로 만들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 행장은 지주 CSO(전략총괄)와 CHO(인사총괄), 국민은행 IT그룹 대표 등을 거친 만큼 계열사 시너지 전략 수립과 디지털 전환 등에서 풍부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이 행장은 “인도네시아는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때 걸림돌이 되는 규제가 한국만큼 심하지 않다”며 “이곳에 와 보니 한국에서 꿈꿔왔던 디지털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는 길이 여기에 있다고 느꼈다. 계열사와 힘을 합쳐 인도네시아를 반드시 제2의 모국으로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이를 위한 2030년 중장기 계획도 세워놓았다. 계획에 따르면 올해는 잔여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굿뱅크(Good Bank)’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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