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3-04-12 16:17:00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영국계 행동주의 투자회사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즈 엘엘피(실체스터)’가 LG그룹 지주사 LG 3대 주주에 오르며 적극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요구를 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또 LG그룹 오너 일가 사이에 상속 분쟁이 벌어진 상황에서 실체스터가 보유한 LG 지분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두고도 관심을 쏠린다.
▲ 영국계 행동주의 투자회사가 LG그룹 지주사 LG 3대 주주에 오르며 향후 LG가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체스터는 취득한 LG 지분이 약 5.02%(789만6588주)에 이른다고 12일 공시했다. 이로써 실체스터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지분율 15.95%), 국민연금공단(지분율 6.83%)에 이어 LG 3대 주주에 올라섰다.
실체스터는 공시를 통해 보고사유는 ‘단순취득’, 보유목적은 ‘일반투자’로 명기했다.
지분 보유 목적은 크게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권 영향으로 나뉜다. 일반투자와 단순투자는 모두 투자한 회사 경영권에 영향을 주겠단 의사가 없다는 뜻이지만 일반투자는 단순투자와 달리 공격적인 주주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실체스터가 앞으로 LG에 비영업용 자산 매각, 자사주 소각, 배당금 인상 등 주주환원정책을 공격적으로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체스터가 저평가된 우량주에 장기투자하는 스타일의 투자회사인 것을 감안하면 배터리와 전장 사업에서 성장성이 높은 계열사를 거느린 LG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이번에 지분을 추가 매수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체스터는 2020년 이전부터 LG 지분을 지속해서 매입해오고 있었고 4월 들어 지분 5%를 넘어 주요 주주 공시 요건에 해당됐다.
실체스터는 KT 주요주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실체스터는 2011년 KT 지분을 처음 매입했고 현재도 지분 5.07%로 4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KT는 최근 실베스터에 ‘뉴 거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할 외부전문가를 추천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국전력 지분 1.27%를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LG그룹 오너가의 상속 재판이 경영권 분쟁으로까지 확산되면 실베스터가 보유한 LG 의결권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실체스터가 LG 경영활동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투자가 LG그룹 오너가 상속 분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실체스터는 주식 대량보유상황 보고서에서 “발행회사 또는 그 계열회사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관여하지 아니하며 내부 투자규정 상 그러한 관여가 허용되지도 않는다”며 “고객으로부터 위임받은 임무를 이행하는 취지에서 의결권의 행사 또는 발행회사의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 한다”고 설명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