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성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IPCC 6차 평가 종합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상청> |
[비즈니스포스트] 이회성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 기술 개발 능력이 높은 한국이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의장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IPCC 6차 평가 종합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종합보고서에는 산업화 전인 1850~1900년과 비교해 2011~2022년 지구 표면온도가 1.1도 상승했으며 앞으로 20년 내에는 1.5도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담겼다.
이 의장은 150년 만에 1.1도 상승한 지구 표면온도를 놓고 ‘이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도 지구 표면온도가 1.1도 오르는 경우가 많이 있었으나 그때는 온도 상승에 걸린 시간이 2만~3만 년이었다”며 “지구 표면온도가 올라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태가 이어지면 지구 표면온도 상승 폭이 20년 내 1.5도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피하고 그렇게 되면 극한 기상현상이 심해질 것은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과정이 한국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이 의장은 “한국은 산업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즉 산업 분야에서 기술적 문제만 해결한다면 다른 나라보다 탄소중립에 앞서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기술 개발 능력은 세계가 감탄할 수준으로 탄소중립 달성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확신한다”며 “기후변화를 부정적으로 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탄소배출 억제를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경제, 사회적 측면에서 보면 새로운 발전의 장이 열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IPCC가 기술과 정책 관련해서는 중립적이라는 점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이 의장은 “원전을 사용하든 수소를 사용하든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 할 수 있으면 기본적으로 용납이 된다”며 “어떤 에너지믹스를 선택해서든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IPCC는 유엔의 전문기관인 세계기상기구(WMO)와 그 산하인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설립한 조직으로 5~6년 주기로 기후변화의 근거, 정책 방향 등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한다.
이 의장은 2015년 IPCC 의장에 선출돼 이번 6차 평가보고서 발간과정을 이끌었다. 보고서 발간을 마친 이 의장은 차기 의장 선출 때까지 임기를 유지한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