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동결 전망에 분양시장 훈풍 기대, 중소건설사 지방단지에도 불까

▲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분양시장에도 훈풍이 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아파트 분양시장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완화 기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금리인상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되면 분양시장에 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브랜드와 입지 등에 따른 양극화 현상은 오히려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권과 증권가 안팎에서는 한국은행이 2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현재 연 3.5%인 기준금리를 ‘긴축적 수준’이라고 평가한 데다 경기침체 우려가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낮아지면서 부동산시장을 향한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8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 낮추고 우리은행은 주담대 변동금리를 0.4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5대 시중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4.98% 수준을 보였다. 2022년 9월(연 4.94%) 뒤 4개월 만에 5%대에서 벗어나 4%대로 하락했다. 

금리는 대출 규모가 큰 부동산시장 심리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요인이다. 

특히 서울은 신축 아파트에 관한 수요가 항상 존재하는 만큼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들면 분양시장이 한층 힘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미분양에 따른 사업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덜한 이유다.

한 10대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분양시장은 계속 어려운 상황이고 전체적 부동산심리가 워낙 위축돼 있다 보니 수요자들이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금리가 동결되면 확실히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관계자는 “또 서울의 경우에는 초기 계약률이 조금 낮게 나오더라도 대부분이 도시정비사업장으로 일반분양 물량도 많지 않고 수요가 있기 때문에 결국 계약은 다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대형 건설사들의 서울 분양 아파트들은 선착순분양 단계까지 가기는 해도 ‘완판’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 선착순분양을 진행한 지 1주일 만에 잔여물량을 모두 팔았다.

이 단지는 ‘자이’ 브랜드를 달고도 지난해 12월 1순위 청약 경쟁률이 3.13대 1, 초기 계약률이 59% 수준을 보였었다. 하지만 선착순분양에서 모든 주택 유형이 계약체결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지은 지 4~5년 된 인근의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꿈의숲아이파크 등의 시세와 분양가가 비슷해 가격적 이점이 크지 않은 데도 완판됐다.

GS건설은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과 비슷한 시기 분양한 강동헤리티지자이(신동아1·2차 재건축) 분양물량도 다 팔려나갔고 광명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철산주공 8·9단지 재건축)도 선착순분양에서 계약률이 95%를 넘어섰다.

GS건설은 상반기 분양일정도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GS건설은 2월 올해 첫 분양단지인 서울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를 시작으로 3월 휘경자이 디센시아, 운정자이 시그니처, 고덕자이 센트로 등을 줄줄이 분양한다.

롯데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한 서울 중랑구 리버센SK뷰롯데캐슬은 지난해 말 분양시장 한파에도 초기 계약률이 91% 수준을 보였고 2월 초 무순위청약도 흥행하면서 분양을 마무리지었다.

청약 당첨자 절반이 계약을 포기했던 서울 마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아현2구역 재개발)도 1월 말 무순위청약에서 20.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현재 계약률이 85%까지 올라갔다.
금리동결 전망에 분양시장 훈풍 기대, 중소건설사 지방단지에도 불까

▲ 2022년 12월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장위자이 레디언트 견본주택에서 사전예약 방문객들이 단지 전체 모형을 내려보면서 설명을 듣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마포더클래시는 SK에코플랜트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아파트다.

하지만 금리인하 기대에도 비수도권 소형 단지들의 미분양 상황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으로 파악된다.

분양시장 분위기가 풀리면서 비수도권에서도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와 중소 건설사 소형 단지들의 온도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모습이 보인다.

한 예로 롯데건설은 이날 서울이 아닌 창원 롯데캐슬포레스트 분양 완판 소식을 알렸다. 이 단지는 1월28일부터 일부 잔여가구 물량 선착순 계약을 진행해 남은 물량을 다 팔았다.

경남 창원에 신규 공급되는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이 수요자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최근 광주에서 공급된 상무역 골드클래스는 다자녀, 신혼부부, 생애최초, 노부모 등 특별공급 유형 25가구 청약에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광주 상무역 골드클래스는 191가구 규모의 소형 단지로 보광종합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한창종합건설이 충남 서산 해미면에서 분양한 서산 해미 에듀타운은 1·2순위 청약까지 진행했는데 80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는 1명, 2순위에서는 2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태영건설 컨소시엄이 공급한 전북 익산 부송동 익산부송데시앙은 727가구 모집에 모든 주택유형이 미달됐고 0.2대 1 경쟁률을 보였다.

한신공영도 올해 1월 인천시에서 분양한 인천 석정 한신더휴가 293가구 모집에 청약경쟁률이 0.3대 1을 보이며 미달됐다. 한신공영은 2022년 12월 분양한 포항 학산 한신더휴, 세종시 한신더휴 조치원을 포함해 지난해 분양에 나선 충남 아산 한신더휴, 경남 거제 한신더휴, 울산대공원 한신더휴, 광주 금남로 한신더휴 등이 여전히 분양을 마감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수도권 1만1035가구, 비수도권 5만7072가구로 비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