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2-20 11: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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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증권사들이 고객이 맡긴 예탁금으로 최근 4년 동안 1조8천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양정숙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고객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전부 2조 467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증권사들이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는 5965억 원에 불과했다.
▲ 20일 증권사들이 고객이 맡긴 예탁금으로 최근 4년 동안 1조8천억 원이 넘는 금액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양정숙 국회정무위원회 의원.
증권사에 맡긴 고객 예탁금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한국증권금융에 전액 신탁 또는 예치된다. 한국증권금융은 이 예탁금을 국채, 지방채 등에 투자한 뒤 수익금을 증권사에 배분하고 있다.
최근 가파른 금리상승과 증시 예탁금 규모가 늘어난 영향으로 증권사 수익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고객 예탁금 규모는2022년에는 증시침체로 2021년에 비해 8조 가량 줄어들었다. 하지만 2019년과 비교하면 25조6500억 원에서 2022년 59조7299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도 늘어났다. 금리가 빠르게 증가한 2022년에는 1조735억 원의 이득을 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21년 5012억 원에서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들은 2019년부터 4년 동안 전부 2조4670억 원을 배분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양정숙 의원은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고객이 맡긴 예탁금으로 아무런 위험부담 없이 4년 만에 2조 원 가까운 이익을 벌어들였다"며 "수십년동안 이어졌던 점을 감안한다면 그동안 누적 수익금액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이어 "증권사들은 IMF 사태를 계기로 1998년부터 이 같은 방식을 도입하고도 2018년까지 고객에게 단한푼 되돌려 주지 않았다"며 "이익금액을 예탁금 주인인 고객에게 적정하게 돌려주도록 이익배분에 관한 가이드라인 또는 증권사별 공시제도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