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오를지 재계와 금융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내이사 등재는 등기임원으로서 회사 경영에 민형사상 책임을 직접 지겠다는 의미를 지니는 만큼 김 사장이 한화생명 사내이사에 오르면 그룹 승계구도에서 입지를 더욱 다질 수 있다.
▲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3월 주총에서 사내이사가 될 지 주목된다. |
다만 이제 막 사장으로 승진했고 한화생명이 여승주 사장 단독대표체제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김 사장이 사내이사에 오르지 않고 새로 생긴 최고글로벌책임자 역할에 전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오너일가인
김동원 사장의 승진으로 한화생명의 3월 주총에서 사내이사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나온다.
한화생명은 최근 김 사장의 승진으로 사내에 사장 직위를 지닌 임원이 기존 여승주 사장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났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사내이사가 여승주 사장, 이경근 부사장, 김주원 전무 등 3명이었지만 지난해 11월 이경근 부사장이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현재 한 자리가 비었다.
한화생명이 사내이사의 빈자리를 반드시 채워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화그룹 주요 후계자의 사장 승진이라는 무게감을 봤을 때 김 사장이 사내이사에 오를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김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2014년부터 한화생명 한 곳에서 오랜 기간 경영수업을 받아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사장의 형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도 2019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해 사장단에 합류한 뒤 다음 주총인 2020년 3월 곧바로 한화솔루션 사내이사에 올랐다.
김 사장이 2021년 한화그룹의 직제개편으로 당시 승진 없이 직위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동관 부회장의 부사장 승진 때와 같은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사내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일반 집행임원과 달리 법인의 민형사상 책임을 지고 보수를 공개하는 등 책임경영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공정위는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대기업집단의 총수 일가 사내이사 비중을 매년 발표하는데 한화그룹은 현재
김동관 부회장만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2021년 경영일선에 복귀했지만 사내이사를 맡지 않고 현재 한화와 한화솔루션 미등기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 사장이 한화생명 사내이사에 오른다면 한화그룹 전반의 책임경영 기조도 높아지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셈이다.
김 사장 개인적으로도 경영 보폭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동관 부회장도 2020년 한화솔루션 사내이사에 오른 뒤 2021년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22년 3월 한화 사내이사에 연달아 올랐고 그해 8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한화생명이 여승주 사장 단독대표체제로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김 사장의 사내이자 등재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김 사장이 사내이사에 오르기 위해서는 주주총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제 막 사장에 오른 만큼 시기적으로 촉박할 수도 있다.
한화생명은 보통 2월 말 이사회를 열고 주총 안건을 의결한 뒤 3월 초 주총 소집공고를 낸다.
김 사장이 경영성과 측면에서
김동관 부회장의 '태양광'처럼 강력한 한방이 없다는 점도 부담일 수 있다.
경영승계를 위해서는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후계자의 경영성과가 중요한데 김 사장의 핵심성과인 디지털사업은
김동관 부회장의 태양광사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생명이 지난해 전반적 업황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7972억 원을 냈다. 2021년보다 36% 줄었다.
한화솔루션은
김동관 부회장이 사내이사에 오르기 전인 2019년 태양광사업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태양광사업이 전체 실적 확대를 이끌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공석인 사내이사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공석을 반드시 채워야 한다는 기준도 없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