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짐 갤로웨이 FM글로벌 수석부사장(왼쪽), 심용주 FM글로벌 한국지점 대표(가운데)가 1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지점 설립 본허가 획득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대부분의 재물 손실은 예방이 가능합니다.”
심용주 팩토리뮤추얼글로벌(FM글로벌) 한국지점 대표가 14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지점 설립 본허가 획득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심 대표는 ‘손실 예방’은 FM글로벌에서 믿고 있는 신념이자 철학이라면서 이러한 핵심가치는 FM글로벌의 창업 때부터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FM글로벌은 1835년 미국 로드아일랜드에서 방직공장을 운영하던 재커라이아 앨런이 설립한 손해보험회사다.
당시 앨런 설립자는 방직공장을 화재로부터 지키기 위해 다양한 예방조치를 공장에 적용했고 이를 바탕으로 보험사에 찾아가 보험료를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앨런 설립자의 요청을 단칼에 거절했다. 이에 앨런 설립자는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방직공장 소유주를 모아 공장공제조합을 세웠고 바로 FM글로벌의 전신이 됐다.
앨런 설립자가 다양한 손실 예방조치를 자신의 공장에 접목했던 것처럼 FM글로벌이 다른 손해보험회사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손실 예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심 대표는 FM글로벌의 전체 직원 5600여 명 가운데 약 1930명이 손실예방을 자문하는 엔지니어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의 자산과 제조시설, 인프라 등이 재해에 따른 손실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M글로벌은 컨설팅 서비스 이외에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전문 손해사정사를 현장에 보내 원활한 복구를 위한 가지급보험금을 제안하고 조속한 보험금 지급을 위해 협의를 진행한다.
FM글로벌에 따르면 미국 경제지 포춘이 선정한 1천대 기업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FM글로벌의 손실 예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고 고객의 3분의 2 이상이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해오고 있다.
FM글로벌이 한국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도 한국기업들이 최근 글로벌시장으로 활발히 진출을 하면서 손실 예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받을 한국기업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에 진출했던 외국계 보험회사들이 한국 보험시장에 철수를 고려하고 있지만 FM글로벌은 이러한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충분히 시장에서 승부를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시장 진입을 결정했다.
FM글로벌은 미국과 유럽에 사업장을 둔 한국기업들이 많이 접촉을 해오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기업의 안전문화가 지금보다 개선된다면 손실 예방 컨설팅 서비스를 찾는 고객사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한국기업들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배터리, 제약, 데이터 분야를 중점 대상으로 삼아 고객사를 확보해나간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심 대표는 “한국에도 사업장이 있지만 미국, 캐나다, 유럽, 아시아 지역에 신규 투자하는 회사들이 많은데 FM글로벌에서는 188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전세계 사업장에 동일한 내용의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들 기업에게 프로젝트 단계에서 소방설비가 어떤 식으로 설치돼야 하는지, 이 지역이 홍수 지역인지 아니면 지진 지역인지 위험성 평가를 해서 고객들에게 제공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손해보험사이지만 아직 국내에서 FM글로벌의 인지도가 낮은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심 대표는 “제가 2004년 처음 입사했을 때 FM글로벌의 로고를 보고 방송국인 줄 알았다”며 “첫 해다 보니 FM글로벌을 모르는 회사가 굉장히 많은데 FM글로벌의 신념과 철학을 고객들에게 설득시키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FM글로벌이 미국에서 삼성전자와 진행하고 있는 소송도 한국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FM글로벌이 손실 예방 컨설팅 서비스에서 세계적 경쟁력이 있더라도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부정적 이미지가 생긴다면 사업을 확장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6일 연방법원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이 2021년 겨울 한파로 인해 받은 정전 피해와 관련해 FM글로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FM글로벌에서 보험적용 대상 이외에서 발생한 피해라면서 예외조항을 근거로 전체 손해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짐 갤로웨이 FM글로벌 수석부사장은 “소송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보험금 요청 건수 대비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의 수는 극히 낮다”며 “큰 뉴스가 되고 있지만 한국에서 사업을 해 나가는데 부정적 영향이 없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FM글로벌은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보험회사로 자연재해, 대형선박 등 위험도가 높은 보험계약을 주로 취급한다.
FM글로벌은 금융당국으로부터 한국 지점을 설치하기 위해 2021년 예비허가, 2022년 본허가를 받아 지난해 하반기 한국지점을 열고 올해부터 사업을 확장할 채비를 하고 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