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2분기에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정철길 부회장은 이 수준에서 만족하지 않고 SK이노베이션을 글로벌 에너지·화학기업으로 도약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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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
이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영업이익 1조390억 원을 내 호실적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정유부문이 실적호조를 견인하고 화학 및 윤활유부문도 양호한 이익률을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영업이익은 2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었던 지난해 9880억 원보다 5% 늘어나는 것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SK이노베이션이 2분기에 1조1006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곽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이익과 견조한 정제마진이 반영돼 정유부문이 실적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이 내놓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올랐다.
두 연구원 모두 SK이노베이션이 올해 3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1조9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실적호조는 SK그룹의 전반적인 실적부진과 대비돼 돋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함께 SK그룹의 3대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SK하이닉스, SK텔레콤의 2분기 실적 전망은 썩 밝지 않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두 회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천억 원대 초중반 수준이다. 두 회사 영업이익을 합해도 SK이노베이션에 미치지 못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혁신 없이는 돌연사(서든데스)를 맞을 수 있다며 강도높은 경영혁신을 주문했다.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곳이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냈고 올해 1분기에도 시장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2분기까지 좋은 실적을 낸다면 명실상부한 그룹의 간판 노릇을 하게 된다.
하지만 정철길 부회장은 단순히 실적 개선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목표를 세우고 있다.
2018년까지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를 30조 원으로 끌어올리고 연간 영업이익 3조 원 이상을 낼 수 있는 글로벌 에너지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4월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정 부회장은 이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과 사업재편을 예고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광고영상을 공개했다. 세계적인 드로잉 아티스트 김정기 작가와 함께 제작했는데 이노베이션의 큰 그림이라는 주제로 글로벌 에너지·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정 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의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은 그룹 경영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그룹 전체 실적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이 경영복귀 후 에너지사업에 특히 관심을 쏟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에너지화학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SK그룹의 에너지화학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