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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은행권 예금금리가 다시 3%대로 떨어지면서 은행으로 투자 자금이 모이는 ‘역머니무브’ 현상도 한층 열기가 식었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수신금리가 연 5~6%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금융당국의 인상 과당경쟁을 우려하는 메시지로 제동이 걸린 데 이어 세계에서 통화 완화 기류가 잦아들고 있어서다.
![[RE머니무브] 예·적금 금리 매력 뚝, 은행 자금 이탈 점점 더 빨라진다](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302/20230206151842_147087.jpg)
▲ 으로 예금금리가 더 낮아지면서 은행으로 투자 자금이 모이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사그라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흐름이 상반기에 마무리되고 수신금리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은행으로 몰렸던 돈들은 점점 더 빠르게 새 투자처를 찾아 떠날 것으로 보인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불과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금리가 5% 넘는 예금상품이 넘쳐났는데 이제는 4%대 금리는 주는 상품을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
불과 두 달 사이에 예금금리가 2%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29개 예금상품(12개월 만기) 가운데 최고금리가 4%대인 상품은 3일 기준으로 우리은행의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1개뿐이다.
우리은행의 ‘WON(원)플러스 예금’, 하나은행의 ‘3·6·9 정기예금’, KB국민은행의 ‘국민수퍼정기예금(CD금리연동형)’,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등이 3% 후반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금리가 2%대인 예금상품도 적지 않다. 29개 상품 가운데 11개가 2%대 최고금리를 적용한다.
4대 시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12개월 기준)만 놓고 보면 예금금리는 3일 은행연합회 공시 기준 3.00~4.15%를 기록하고 있다.
금리 인하로 은행 상품의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도 한풀 꺾인 모양새다.
4대 시중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금+정기적금) 합산 잔액은 최근 5개월을 기준으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계속 늘었으나 1월 감소세로 전환했다.
저축성예금 합산 잔액은 9월 말 623조2482억 원, 10월 말 661조9176억 원, 11월 말 675조630억 원, 12월 말 676조5647억 원으로 계속 늘다가 올해 1월 말 671조4331억 원으로 감소했다.
저축성예금 가운데 정기예금 합산 잔액도 9월 말 590조9342억 원에서 12월 말 645조5145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올해 1월 640조5845억 원을 기록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은행권 예금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은행에서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은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주요국 금융당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조만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연 4.5~4.75%로 0.2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한 뒤 기자회견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과정이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도 과도하게 긴축할 의도는 없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끝으로 금리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보는 시선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월 말 내놓은 ‘1분기 한국채권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이창용 총재의 1월18일 발언을 두고 비둘기파로서의 본색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며 “1월 금통위에서의 금리인상을 마지막으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바라봤다.
이 총재는 1월18일 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에 있다”, “최종금리를 3.75%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망치를 조정했을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