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왼쪽부터)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이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체험존에서 갤럭시S23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
[비즈니스포스트]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갤럭시S23의 완성도를 역대급으로 끌어올리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S23울트라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갤럭시S23 기본모델의 가격이 15만 원 오르는 등 소비자의 부담이 커진 만큼 판매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현지시각 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공개한 갤럭시S23 시리즈는 모바일 프로세서(AP) 성능이 큰 폭으로 개선돼 지난해와 같은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논란은 재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 사장은 지난해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을 이용해 갤럭시S22의 게임과 유튜브 등 일부 무거운 애플리케이션의 성능을 고의로 낮춰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는 근본적으로 AP의 낮은 성능 때문이었는데 갤럭시S23에 탑재된 퀄컴 AP ‘스냅드래곤8 2세대’는 이런 부분을 완전히 개선했다.
특히 스냅드래곤8 2세대는 전작보다 GPU(그래픽처리장치) 성능이 41% 향상돼 게이밍폰으로써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CPU(중앙처리장치)는 30%, NPU(신경망처리장치)는 49% 좋아졌다.
노 사장을 이를 위해 갤럭시S23에 들어가는 AP에서 삼성전자가 자체제작하는 ‘엑시노스’를 제외하고 모두 스냅드래곤만 채용하는 강수를 뒀다. 여기에 퀄컴과 협력해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2세대를 맞춤설계하면서 갤럭시S23에 최적화시켰다.
미국 IT전문매체 ZD넷은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2세대는 CPU와 GPU가 모두 기본 모델보다 ‘오버클럭’돼 더 빠르고 강력한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며 “특히 클라우드 기반의 모바일 게임을 즐기기에 적합한 칩셋”이라고 평가했다.
갤럭시S23 시리즈는 카메라에서도 상당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특히 갤럭시S23울트라는 갤럭시 시리즈 처음으로 2억 화소 카메라가 탑재됐다. 이전의 2억 화소 스마트폰 카메라는 ‘샤오미12T프로’가 유일하다.
CNN은 “갤럭시S23울트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새로운 카메라”라며 “그동안 스마트폰 카메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해상도의 사진을 찍는 것이 가능하다”고 호평했다.
갤럭시S23은 디자인 측면에서도 완성도를 높였다.
갤럭시S22에서는 울트라 모델에서만 카메라 섬이 없었는데 갤럭시S23에서는 플러스와 일반모델까지 모두 카메라 섬이 없어지면서 훨씬 세련된 디자인으로 변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IT매체 폰아레나는 “갤럭시S23과 갤럭시S23+는 뒷면에 큰 카메라 섬이 없어지면서 전체 디자인이 더 깨끗하고 미니멀해졌다”며 “1년 전에 이미 카메라 섬을 없앤 갤럭시 울트라 모델과도 일관성이 생겨 더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됐다”고 평가했다.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S20, 갤럭시S21, 갤럭시S22의 판매 부진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칼을 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0, 갤럭시S21은 모두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의 기준점으로 여겨지는 3천만 대 달성에 실패했으며 갤럭시S22 시리즈의 11개월 누적 판매량도 2379만 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체험존에서 참가자들이 갤럭시 S23 시리즈를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
하지만 올해는 스마트폰 시장 환경이 더욱 어두운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들은 2023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이 2022년보다 4~5%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3년에도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란짓 아트왈 책임연구원은 “소비자들은 기존보다 6~9개월 더 오래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휴대폰 공급업체는 사용자에게 상승한 부품 비용을 전가하여 수요를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갤럭시23 일반모델(256GB)은 115만5천 원으로 갤럭시S22(99만9900원)보다 15만5100원 인상됐으며 전체적으로 10~16% 가격이 올랐다.
높아진 가격은 갤럭시S23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박형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계에서는 갤럭시S23 언팩행사를 앞두고 S23에 대한 기대도, 관심도 크지 않았다”며 “갤럭시S23의 가격 상승은 소비자들의 구매에 부담으로 작용해 올해 갤럭시S23 출하량은 목표인 2700만 대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S23 시리즈 판매량을 전작보다 최소 10% 이상 확대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와중에도 프리미엄 제품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로 꼽힌다. 특히 노 사장은 갤럭시S23울트라가 전체 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흥행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 사장은 “갤럭시S 시리즈와 폴더블 시리즈 모두 올해 글로벌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각각 두 자릿수 성장할 것”이라며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에서도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판매량을 약속하는 등 글로벌 거래선의 초기 반응이 매우 좋다”고 밝혔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