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GS리테일을 향한 증권업계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도한 신사업을 놓고 좀처럼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던 과거 시각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GS리테일 향한 '달라진 시선', 허연수가 뿌린 씨앗 싹틔우고 열매까지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뿌린 신사업 씨앗이 열매를 맺고 있다.


허 부회장이 GS리테일의 미래를 위해 뿌린 '디지털 전환'이라는 씨앗에서 본격적으로 싹이 틀 것이라는 희망이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26일 증권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GS리테일을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이었는데 올해 들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국내 여러 증권사들은 당초 GS리테일의 신사업 투자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봤다.

GS리테일의 신사업은 디지털커머스를 말한다.

GS리테일은 2년 전부터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배달 플랫폼 '요기요'와 푸드 스타트업 '쿠캣' 등을 인수하고 물류 전문기업에도 투자했다. 이들을 바탕으로 GS리테일이 보유하고 있는 여러 오프라인 채널과 시너지를 내는 것이 디지털커머스 전략의 핵심이다.

이는 허연수 부회장이 GS리테일의 미래라고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해도 허 부회장의 전략은 시장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시너지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 기존 사업의 경쟁력마저 약화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받았다.

실제로 GS리테일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GS리테일이 지난해 1~3분기 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3379억 원, 1598억 원이다.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5% 빠졌다.

외형은 늘어나고 있지만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측면에서 신사업 투자로 기존 핵심사업에 대한 역량이 분산되고 있다는 지적은 여기에서 나왔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분석리포트에서 GS리테일을 '한다면 하는 회사'라고 정의하며 "GS리테일은 지난해 상반기 이후 이커머스와 신사업 부문에서 수익성 위주 전략으로 선회했는데 이후 적자 폭을 축소하며 체력을 증명했다"고 봤다.

올해 실적을 놓고서는 증권업계의 시각이 통일되기도 한다. 편의점 업종으로만 한정해 보면 GS리테일의 실적 개선 폭이 가장 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변신 시작(흥국증권)' '턴어라운드의 초입에서는 언제나 옳다(신한증권)' '내년에는 편의점도 맑음(한국투자증권)' 등 각 증권사의 GS리테일 관련 분석리포트 제목만 봐도 증권업계가 GS리테일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지 확인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허 부회장이 그동안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디지털커머스 영역에서 올해 본격적인 성과가 기대된다는 점이다.

GS리테일의 디지털커머스 전략 핵심은 바로 '우리동네GS'다. 

우리동네GS는 GS리테일이 지난해 10월11일 선보인 앱(애플리케이션)이다. 기존에 GS리테일이 운영해왔던 GS슈퍼, GS25, 더팝(THE POP), 우딜주문하기 등 여러 앱을 통합한 서비스다.

기본적으로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라는 GS리테일의 오프라인 대표 채널을 중심으로 온라인에서도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고객 경험을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GS리테일은 이 앱의 특징을 "할인과 적립, 결제, 배달, 픽업이 가능한 편의점, 슈퍼 쇼핑 서비스로 점포에서 구매한 상품을 보관하고 사용할 수 있는 통합 앱"이라고 설명한다.

GS리테일은 통합 앱 출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GS리테일에 따르면 통합 앱을 출시하기 전 각 앱을 사용하던 사용자 수는 모두 1500만 명이었는데 출시 3달 만에 16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핵심 서비스로 꼽는 배달과 픽업에서도 뚜렷한 성과가 확인된다. 우리동네GS가 출시한 뒤 3개월 동안 배달과 픽업을 사용한 고객 수는 앱 출시 이전 3개월과 비교해 배달은 2배, 픽업은 6배 규모로 늘었다.

허 부회장이 오프라인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공을 들여온 디지털 전환이라는 전략이 서서히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분석리포트를 통해 "GS리테일의 올해 영업이익 증가 가능성이 높은 3가지 요인 가운데 하나는 온라인사업부의 적자 폭 축소이다"며 "GS리테일은 비용 축소와 공격적 마케팅 제한으로 2022년 3분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기 시작했고 관련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연간 이익 개선은 가능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GS리테일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1조9616억 원, 영업이익 3224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실적 추정치보다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48.3% 늘어나는 것이다.

영업이익 성장률로만 보면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증권사들은 GS리테일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와 관련한 눈높이를 계속 높이고 있다.

3개월 전만 하더라도 GS리테일이 올해 2800억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최근에는 이 전망치가 3200억 원 이상으로 10% 이상 높아졌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