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헬스케어가 스타트업 알고케어의 기술을 베껴 제품을 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롯데헬스케어 제품(왼쪽)과 알고케어 제품 비교. <알고케어> |
[비즈니스포스트]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헬스케어가 스타트업의 기술을 모방해 제품을 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8일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의 정지원 대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1년 전 투자 및 사업 협력을 제안했던 롯데헬스케어에서 알고케어의 사업 아이디어를 그대로 베껴 제품을 개발한 사실을 알게 돼 이를 고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알고케어는 최근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3'에 영양제 공급기(디스펜서) '뉴트리션 엔진'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사용자 개인에 맞춘 영양제를 조합해준다.
롯데헬스케어도 같은 전시회에서 영양제 디스펜서 '캐즐'을 공개했다.
알고케어에 따르면 두 제품은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상부 뚜껑을 열어서 영양제 카트리지를 결합하는 구조, 디스펜서 하나에 영양제 카트리지 여러 개를 결합하는 구조, 영양제가 기기 중앙에서 배합돼 정해진 양이 나오는 구조 등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영양제 카트리지 구조와 원리도 동일하다고 알고케어는 주장하고 있다.
정 대표는 2021년 9월 롯데지주에서 일하던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사업총괄본부장 상무가 당시 알고케어에 투자 및 협력을 명목으로 접근해 영양제 디스펜서 기술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우웅조 상무와 논의했던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도 여러 개 공개했다.
정 대표는 "당시 기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하자고 하자 롯데 측은 '아직 롯데헬스케어 법인이 설립되지 않아서 NDA를 체결할 수가 없다'고 했다"며 "카피캣을 만들어 내놓고는 오히려 'NDA를 체결하지 않았으니 아무 잘못이 없다'는 적반하장식으로 나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알고케어와 똑같은 콘셉트의 제품이 몇 배의 전시 규모로 홍보되는 것을 보며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실감과 좌절을 느낀다"며 "작은 스타트업에 대한 대기업의 아이디어 탈취로 인해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롯데 측은 알고케어의 의혹 제기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알고케어의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탈취한 사실이 없다"며 "알고케어 주장대로 한 번 보고 설명을 듣는 정도로 기술을 탈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헬스케어 플랫폼에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 기능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롯데 계열사 캐논코리아와 협력해 자체 제작을 앞두고 있다"며 "캐논코리아는 2018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였던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디스펜서 등을 참고해 롯데헬스케어 사업 목적성에 맞는 개방형 디스펜서 개발을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