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1-13 17:02:10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같은 날 나란히 올해 첫 기업공개(IPO) 주자로 나선 한주라이트메탈과 티이엠씨가 서로 반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주라이트메탈이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공모청약에서 선방한 반면 티이엠씨는 3년 만에 공모주 일반청약이 미달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다.
▲ 다음주(16~20일) 미래반도체(사진), 오브젠이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공모규모와 업종에 따른 옥석 가리기가 나타나는 가운데 다음 공모주자의 흥행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주(16~20일) 미래반도체, 오브젠이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미래반도체와 오브젠은 16~17일 같은 날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새해 첫 주자였던 한주라이트메탈과 티이엠씨의 공모 성적을 살펴보면 대형주 기피 현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요예측 전에는 티이엠씨가 1월 최대어로 꼽히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반도체 업황 우려와 희망가 기준 800억 원이 넘었던 공모규모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반면 한주라이트메탈은 성장이 기대되는 자동차 부품시장과 희망가 상단 기준으로도 3100원이라는 부담 없는 공모가에 힘입어 선방한 모습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같은 날 수요예측, 일반청약을 받은 기업들도 흥행 결과가 엇갈리는 것을 보면 투자자들이 그만큼 종목 선정에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올해에도 전방 산업 성장성을 살펴보는 것은 기본이고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더욱 극심하게 이뤄질 것이다”고 봤다.
두 기업의 상장과정은 상장주관사들의 오랜만의 복귀전이라는 점에서도 금융투자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한주라이트메탈의 대표주관을 맡은 현대차증권은 2020년 12월 자동차부품 기업 명신산업 이후 처음으로 IPO 대표 주관을 맡았다.
앞서 명신산업은 당시 코스피 기준 역대 최대 수요예측 성적을 내며 흥행했는데 이번 자동차부품 기업 한주라이트메탈의 공모청약도 원활하게 마무리하면서 현대차증권은 자동차부품 업종에서의 IPO 실적을 추가하게 됐다.
티이엠씨의 경우 티이엠씨가 상장을 완주하게 되면 대표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은 10여년 만에 IPO 단독 주관에 성공하게 된다. 한화투자증권은 2012년 8월 나노스의 상장 이후로 단독으로 IPO작업을 주관한 적이 없다.
45만 주 가운데 36만6400주만 청약이 들어오면서 수량에 미달했지만 티이엠씨는 상장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총액인수(증권회사가 매도를 목적으로 공모주식 전액을 사들여 공모하는 방식)에 따라 미달된 분량은 한화투자증권에서 인수를 한 뒤 예정대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고 설명했다.
다음 주에는 오브젠과 미래반도체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 나선다. 오브젠과 미래반도체는 이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를 발표했다. 오브젠과 미래반도체는 16~17일 일반 청약을 거쳐 30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2000년 설립된 마케팅 솔루션 개발 전문기업 오브젠은 수요예측 경쟁률 98.49대 1을 내면서 희망범위(1만8천 원~2만4천 원) 하단인 1만8천 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오브젠은 이번 공모를 통해 139억6700만 원을 공모한다.
오브젠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마케팅 솔루션 개발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기업의 고객 데이터 수집부터 마케팅 기획, 성과 분석까지 마케팅 전 과정에 대한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한다.
오브젠은 금융, 유통, 통신 등 다양한 산업에서 국내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2021년 네이버클라우드가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면서 2대주주로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와는 협업 강화를 통해 공동 영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브젠은 연구개발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면서 적자를 내고 있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상장할 수 있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반도체 유통기업 미래반도체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576.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희망범위(5300원~6천 원)의 상단인 6천 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미래반도체는 이번 공모를 통해 전부 216억 원을 모집한다.
미래반도체는 1996년 설립한 반도체 유통 전문기업이다. 미래반도체는 삼성전자 출신 경영진들이 모여 설립한 기업으로 삼성전자 반도체를 주력으로 유통한다. 연간 매입액 기준 99% 가량을 삼성전자에서 매입하고 있다.
미래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최근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21년 지난해 대비 50.25% 높은 32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550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으며 영업이익도 증가추세에 있다. 대표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