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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4세 딸들의 경영참여, 2세와 무엇이 달라졌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07-05 17: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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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의 경영권 승계가 가속화하면서 오너 3~4세 가운데 딸들의 경영참여도 늘고 있다.

이들은 2세 여성경영인들과 달리 아들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추고 체계적 경영수업도 거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성의 경제활동 진출이 활발해진 사회 분위기에 더해 이른바 ‘금수저’로 불리는 이들의 ‘묻지마’ 승계에 대한 시선이 따갑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벌 3~4세 딸들의 경영참여, 2세와 무엇이 달라졌나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하지만 과거 재벌 딸들의 빵집 논란이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파문의 경우에서 보듯 오너 3~4세 여성 경영인 참여에 대한 사회적 눈높이는 여전히 높다.

5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에서 3세 여성경영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삼성그룹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을 비롯해 현대차그룹의 정성이 이노션 고문, 신세계그룹의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대표적이다.

2011년 재벌가 딸들의 ‘빵집 논란’이 불거진 적이 있다. 3세 여성경영 참여가 사회적 저항에 부딪힌 사실상 첫 사례였다. 중후장대형 사업구조인 대기업들이 딸들의 경영참여가 쉽도록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당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호텔신라가 운영한 ‘아티제’로, 정유경 사장은 조선호텔베이커리의 `달로와요`와 `베키아에누보`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이사장의 장녀인 장선윤 상무는 블리스의 ‘포숑’으로, 정성이 고문은 해비치호텔앤리조트의 카페 ‘오젠’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이 논란은 3세 여성경영인의 경영참여 과정에 체계적 경영수업의 필요성과 사업분야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재벌가 경영승계에서 딸도 예외일 수 없지만 ‘묻지마’ 승계는 곤란하다는 학습효과를 낳은 것이다.

삼성그룹뿐 아니라 재계에서 오너 여성경영인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현재 각각 호텔과 면세점, 패션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그룹 전체를 놓고 보면 여성 경영인에게 유리한 사업분야임에 틀림없지만 한편으로 중후장대형사업과 거리가 멀다.

정성이 고문이 하고 있는 광고대행사업이나 정유경 사장이 맡고 있는 유통사업도 마찬가지다. 도전정신이 크게 요구되지 않으면서 기존의 사업분야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만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분야다.

재계 관계자는 “외형상 재벌가 딸들의 경영참여가 많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여러모로 경영이 손쉬운 분야에 머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최근 3~4세 딸들의 경영참여가 활발한 곳도 소비재기업인 경우가 많다. 중견 화장품기업 토니모리는 지난 3월 배해동 회장의 장녀 배진형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1990년생인 배진형씨는 2015년 해외사업부에 입사해 근무하며 경영에 발을 들였다.

주류회사 보해양조는 지난해 11월 총괄부사장에 임지선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그는 창업주 임광행 회장의 손녀인데 1985년 생으로 이제 겨우 서른 살 남짓이다.

패션업계에서도 최병호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장녀 최혜원 형지I&C 대표이사 전무,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의 막내딸 박이라 부사장 등이 경영일선에 나서고 있다.

  재벌 3~4세 딸들의 경영참여, 2세와 무엇이 달라졌나  
▲ 구지은 아워홈 전 부사장.
재벌가 3~4세 딸들은 비교적 이른 나이인 30대에 임원으로 승진한 경우가 많다.

대상그룹 임상민 상무(1980년생),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1983년생), 금호석유화학 박주형 상무(1980년생),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사장(1979년생) 등이 모두 30대다.

대기업 임원의 평균연령이 40대 후반인 점과 ‘유리천장’을 뚫은 여성임원이 많지 않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초고속 승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뒤따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러다 보니 나이 많은 임원들과 마찰을 빚는 사례도 종종 일어난다. 범 LG가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인 구지은 전 부사장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는 경영에 활발하게 참여해 한때 경영권 승계 1순위로 꼽히기도 했으나 전문경영인들과 불화설 끝에 후계경쟁에서 밀려나 있다.

이 때문인지 딸들의 경영참여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의식해 회사 바깥에서 경영수업을 받도록 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차녀인 서민정씨는 회사로 직접 입사하지 않고 미국 코넬대학을 졸업한 뒤 컨설팅회사에서 사회경험을 쌓으며 경영승계에 대비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씨도 비슷한 이유로 베인앤컴퍼니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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