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는 최근 IBK기업은행장에 내부 출신이 선임된 만큼 BNK금융도 내부 출신 회장으로 가닥이 잡히지 않겠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이 숨은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12일 1차 후보군 6명을 대상으로 면접 등을 실시해 2차 후보군을 선정한다.
8일 BNK금융지주에 따르면 1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1차 후보군 6명의 경영계획 발표(프레젠테이션)와 면접 평가, 외부 평판 조회 결과 등을 바탕으로 2차 후보군을 정한다.
BNK금융의 앞선 사례에 비춰볼 때 3명 정도가 2차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1차 후보군은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등 6명이다.
안감찬 행장, 이두호 대표, 빈대인 전 행장, 손교덕 전 행장 등 4명은 BNK금융 출신이고 나머지 2명은 외부 출신이다.
일단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는 회장 후보 경쟁에서 한 발 밀리게 됐다는 평가가 금융권에서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김지완 전 BNK금융 회장 아들 관련 특혜 의혹과 관련해 BNK캐피탈, BNK자산운용 현장검사를 진행한 뒤 최근 검사의견서를 전달했는데 이 대표 등이 행위자로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의견서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한 문건인데 사실상 징계 절차의 시작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김 전 회장 아들과 관련해 BNK자산운용과 BNK캐피탈이 김 회장 아들이 영업이사로 일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부당 내부거래를 했다는 의혹과 BNK금융그룹이 김 회장 아들이 일하는 한양증권에 채권발행 물량을 몰아줬다는 의혹 등이 제기됐다.
김 전 회장은 가족 관련 의혹이 제기된 데 그룹 회장으로서 도덕적 책임을 통감하고 그룹의 경영과 조직 안정 등을 위해 지난해 11월 임기를 5개월가량 남겨두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에 따라 BNK금융의 다음 회장 선임 절차도 급작스레 개시됐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BNK금융 내부에서 외부 출신 회장 선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거센 데다 최근 ‘관치 금융’ 우려에도 IBK기업은행장에 내부 출신이 오른 점 등에 비추어 내부 출신이 유력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내부 출신 가운데서는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이 2차 후보군에 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안 행장과 빈 전 행장은 무엇보다 BNK금융의 핵심 계열사를 이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안 행장은 BNK금융지주 비상임이사로도 활동하며 그룹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 왔고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와 달리 김 전 회장의 아들 관련 특혜 의혹과도 직접 관련이 없다.
경영실적도 우수하다. 부산은행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3904억 원으로 2021년과 같은 시기와 비교해 6.1% 증가했다.
안 행장은 2021년 3월 행장에 올랐고 임기는 올해 3월까지다.
빈 전 행장은 2017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부산은행장으로 일했으며 2017년과 2020년 두 번이나 다음 회장 압축 후보군에 들었다.
무엇보다 빈 전 행장은 후보 가운데 유일한 친정부 인사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부산구청장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 공천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외부 출신인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금융권에서 나온다. 특히 벤처캐피털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부회장은 일단 부산 출신이라는 점에서 BNK금융과 연결고리가 있다.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그룹 안팎의 ‘낙하산’ 인사 우려를 고려해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 등에 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전혀 의외의 인사인 김 부회장이 회장 후보에 든 데에는 능력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 아니겠냐는 의견도 금융권 일각에서 나온다.
김 부회장은 김지완 전 회장과 비슷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안 행장이나 빈 전 행장이 은행에서만 쭉 근무한 ‘은행맨’이라면 김 부회장은 증권회사 경험도 있어 자본시장 전문가로 불린다.
김 부회장은 조흥·한미·하나은행에서 자본시장과 기업금융 분야에서 주로 일했고 솔로몬투자증권 사장, KTB프라이빗에쿼티 부회장, AJ캐피탈파트너스 대표 등을 역임했다.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12일 2차 후보군을 정한 뒤에는 심층 면접을 진행해 최종 후보자 1인을 결정한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