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2일 낸 신년사에서 “하나금융그룹 내 14곳 자회사 가운데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느냐”며 현실 직시를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열린 제 5회 하나금융그룹 리더를 위한 포럼에서의 함 회장. <하나금융그룹 사보 갈무리> |
[비즈니스포스트]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매번 심각한 위기를 말하지만 그럼에도 하나금융은 지속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고 이런 인지부조화로 우리는 눈앞의 위기를 못 보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국경 방어선인 ‘마지노선’이 독일군에 함락된 사례를 인용하며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프랑스 국민은 1927년 마지노선이 전쟁 속에서 조국을 지켜줄 것이라 굳게 믿었지만 결국 독일은 프랑스를 항복시켰다”며 “대한민국 4대 금융그룹, 글로벌 선도 금융회사, 자산관리의 명가, 최우수 외국환은행 등 타이틀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도 안도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앞서가는 경쟁자들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며 우리보다 훨씬 나은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하나금융그룹 내 14곳 자회사 가운데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느냐”고 덧붙였다.
함 회장은 “우리만의 진정한 위기는 바로 여기에 있다”며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는 대신 더 늦기 전에 빠른 속도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업의 경쟁력 강화’, ‘글로벌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혁신’ 등 3가지를 이루자고 했다.
업의 경쟁력 강화와 관련해서는 “기업금융(IB), 외국환, 자산관리, 캐피털, 신탁 등 우리가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하고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새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위상 강화를 위해서는 “국내에서 잘 하고 있는 IB, 자금, 자산관리 등 우리만의 강점과 노하우가 명확한 분야를 기반으로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금융혁신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부족한 지식과 기술력을 보완하고 가상자산, 메타버스 등 새 디지털 영역을 개척하겠다고 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예로 들며 하나금융그룹의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의 도약을 위해 노력하자고 직원들을 다독이기도 했다.
함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하나금융그룹은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을 지향한다고 했는데 우리는 지금 불가능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라고 물은 뒤 “손흥민 선수가 포기하지 않고 질주했을 때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그렇다, 불가능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표를 이루기 위한 통합과 화합을 강조했다.
함 회장은 “더 이상 출신, 성별, 업권의 구분은 무의미하다”며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서로를 위한 희생과 배려를 통해 원하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