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반도체설계 산업이 미국 정부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차이나데일리는 26일 “중국의 반도체설계 산업 매출은 2022년 5345억7천만 위안(787억4천만 달러)로 2021년보다 16.5%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국 정부의 규제 속에서 중국 반도체 부문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 중국 차이나데일리는 26일 중국 반도체설계 산업이 2022년 미국 정부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
웨이사오쥔 중국반도체산업협회 집적회로설계지부장은 “올해 중국 반도체설계 산업의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3.6%포인트 낮아졌지만 중국 본토의 반도체설계가 전 세계 반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졌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2022년 중국의 반도체설계 기업 수도 3243개로 2021년보다 433개 증가했다.
웨이 지부장은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공급망 보안에 더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에서 설계한 반도체의 사용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 중국의 반도체 산업의 시장 입지는 사실상 점점 더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첨단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하며 사실상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무역제재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산업안보국(BIS)은 2022년 8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 가스터빈엔진 가압연소 기술, 반도체 소재용 다이아몬드와 산화갈륨 등 4개 품목을 수출 통제 목록에 올렸다.
수출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EDA 소프트웨어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공정 개발에 쓰이는 기술이다. 이는 3나노 이하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에 꼭 필요한 핵심 제품이다.
중국이 반도체 소프트웨어를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미국 정부에서 이를 규제한다면 중국 내 반도체 기업들이 사업에 큰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중국은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반도체설계 산업의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 등으로부터 투자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중국 반도체설계 산업의 성장세도 주춤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웨이 지부장은 “중국 굴지의 반도체설계 기업들이 업계 평균과 비교해 성장이 크게 뒤처지면서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는 연구개발에 대한 불충분한 투자를 포함한 여러 가지 요인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