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2-12-20 15: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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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증권사들이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해 고객에게는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증권금융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무소속)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9월 말 증권사 29곳이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받는 금리는 평균적으로 3.02% 수준이지만 이 자금을 고객에게 대출해 줄 때는 평균적으로 최저 5.55%에서 최고 8.92%에 이르는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사진)은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높은 금리로 고객들에게 대출해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달금리와 대출금리의 금리차가 적게는 2.53%포인트에서 많게는 5.90%포인트에 이르는 것이다.
5대 시중은행의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금리차)이 0.97%포인트에서 1.83%포인트 수준인 것과 비교해 최대 6배 높은 것이다.
특히 대형증권사 모두 높은 금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가 고객에게 대출을 할 때 대출기간이 길수록 금리를 높인다. 최장 대출 구간에서 증권사들은 적게는 6.15%에서 많게는 10.3%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 5곳 모두 빠짐없이 최장 대출구간에서 9% 이상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9월 말 기준 증권사 대출규모를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이 2조6489억 원으로 1위, 삼성증권이 2조5967억 원으로 2위, 키움증권이 2조4434억 원으로 3위였다.
9월 기준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조달한 금액은 7조6852억 원이다.
조달금리와 대출금리의 금리차를 최저치인 2.53%포인트로 잡아도 증권사들이 취한 이득은 약 1944억 원에 달한다. 최고치 5.90%포인트로 잡으면 약 4534억 원의 이득을 거둔 셈이 된다.
양정숙 의원은 “그동안 은행 뺨치는 수준의 금리마진율로 바가지장사를 해온 증권사들은 대출을 원하는 고객에게 주식 등 확실한 담보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제 증권사들도 은행 예대마진 공시와 같이 조달금리와 대출금리를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