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오넬 메시가 18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뒤 트로피를 손에 쥔 채 기뻐하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리오넬 메시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 유니폼 가슴에 별을 하나 더 추가했다.
메시는 월드컵 우승이라는 커리어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채우며 브라질의 전설적 축구선수 펠레에 비견되는 GOAT(The Greatest Of All Time)로 평가받게 됐다.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은 18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전후반 2대2, 연장전 3대3에 이은 승부차기 끝에 4대2로 승리하며 36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팀의 주장인 메시는 화려한 경력을 완성했다.
메시는 10번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7차례 우승, 1번의 프랑스 리그1 우승, 4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을 비롯해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7번의 발롱도르 수상과 2번의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 선정 , 4번의 피파발롱도르 수상, 15번의 피파 월드베스트 11 선정, 라리가 올해의 선수 9회, 3번의 UEFA 올해의 선수 수상, 라리가 피치치 8회, 코파 델 레이 득점왕 5회,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6회 등 개인 기록을 봐도 당대 최고의 선수다.
축구 선수로서 커리어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이뤘으나 월드컵 우승 트로피만 없던 메시는 2006년 독일 대회부터 5차례 도전한 끝에 마침내 세계 정상의 꿈을 이뤘다.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다는 이유로 메시가 펠레나 마라도나에 미치지 못한다는 시선이 있었지만 2021 코파아메리카에서 브라질을 꺾고 무관의 한을 풀은 데 이어 이번에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마라도나를 넘어 펠레에 견줄 만한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평가가 많아졌다.
BBC는 "이제 메시는 가장 위대한 선수(GOAT)를 논하는 모든 논쟁에 펠레와 함께 하게 됐다"며 "메시 팬들은 논쟁에서 월드컵 우승을 '가장 큰 근거'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역대 최고 선수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을 활약을 펼쳤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7골 3도움을 올려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받았다. 피파가 1982년 처음으로 골든볼을 제정한 이후 처음으로 골든볼을 두 번 받은 선수가 됐다.
각종 월드컵 기록도 갈아치웠다.
메시는 월드컵 통산 13골과 8도움을 남겨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통산 공격포인트 20개를 넘었다. 월드컵 통산 26경기에 출전해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으며 결승전 전반 23분에 이탈리아의 파올로 말디니가 보유했던 월드컵 최장 시간 출전(2216분)을 새로 썼다. 메시는 이날 경기까지 합쳐 모두 2314분을 뛰었다.
메시가 역대 최고 선수로 등극하기까지 부침이 없던 것은 아니다.
메시의 키는 프로필상 170cm다. 축구 선수로서 큰 키는 아니지만 낮은 무게중심을 활용해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어린시절엔 '성장 호르몬 결핍'이란 희귀병 때문에 150cm 이상 자라지 않을 것이란 진단을 받기도 했다. 메시가 스페인 프로축구 FC 바르셀로나의 지원을 받아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축구 선수로 성장한 것은 축구계에서 널리 알려진 유명한 이야기다.
메시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긴 했지만 클럽에서 활약과 달리 유독 국가대항전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메시가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자리매김했음에도 아르헨티나는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독일에 무릎을 꿇었다. 2015년과 2016년에 열린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모두 칠레에게 우승을 넘겨줬다. 메시는 2016년 코파아메리카에서는 승부차기를 실축해 우승을 놓친 뒤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마라도나를 비롯해 온 아르헨티나 국민이 나서서 메시의 은퇴를 만류했는데 한 초등학교 교사가 메시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메시가 국가대표에 복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 교사는 편지에 "당신은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벗어선 안 된다. 모든 팬들이 당신에게 승리와 우승만을, 트로피와 메달만 바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제발 우리 아이들에게 2위는 패배고 경기에서 지는 것이 영광을 잃게 되는 일이라는 선례를 남기지 말아달라. 진정한 영웅은 패했을 때 포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한 때 국가대표 은퇴를 언급했던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진정한 '축구의 신'으로 인정받은 뒤 국가대표로 더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메시가 현역 생활을 지속하는 만큼 앞으로 펠레를 확실하게 제치고 진정한 GOAT로 역사에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이날 결승전을 마친 뒤 자국 방송과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은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 챔피언으로서 경기에 뛰는 경험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