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B산업은행에 본점 부산 이전을 더 강력히 반대하는 강성 노조가 등장할 것이 확실해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비즈니스포스트] “나보다 강성이다.”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 위원장이 12일 KDB산업은행 19대 노조위원장 선거를 하루 앞두고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 대해 한 말이다.
노조 위원장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 모두 현 노조 집행부보다 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이전에 강경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어 이전 작업에 속도를 내려는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과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KDB산업은행 직원들은 13일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새 노조 집행부를 뽑기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당선자 윤곽은 이날 저녁 무렵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KDB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당선자는 오늘 중으로 나온다”며 “내년 1월 산업은행 노조 대의원 대회부터 임기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2파전으로 치러졌다.
기호 1번 김현준 노조 위원장 후보는 동국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산업은행 차장으로 일하고 있다. 2011년 산업은행에 들어와 IT기획부, 정보보호부, 영업부 등을 거쳤다.
기호 2번 고태우 노조 위원장 후보는 부산대학교를 졸업하고 산업은행 부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2009년 산업은행에 들어와 진주지점, 벤처기술금융실, 스케일업금융실, 산업기술리서치센터 등을 거쳤다.
김 후보와 고 후보 모두 정책 자료집의 많은 부분을 산업은행 본점 이전과 관련한 반대 투쟁 전략으로 채울 정도로 이전 저지에 적극적으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김현준 후보는 강 회장이 추진하는 이전 작업을 막기 위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강 회장에 대한 집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포함해 동남권 영업조직을 강화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승인한 이사진 전원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및 배임죄 고발, 부산으로 인사발령 때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노동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워뒀다.
고태우 후보는 대화 자체가 통하지 않는 사람과의 대화는 불필요한 시간 낭비라며 강 회장을 상대조차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고 후보는 강 회장만 산업은행에서 쫓아내면 부산이전에 앞장 설 사람은 없다며 내년 한 해 동안 강 회장 퇴진서명운동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KDB산업은행 노조 위원장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 모두 현 노조 집행부보다 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에 강경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사진은 김현준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후보(왼쪽)와 고태우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후보(오른쪽). |
현재 강 회장은 내년 1월부터 산업은행의 동남권 영업조직을 강화할 채비를 한창 진행하고 있다.
강 회장은 11월29일 이사회를 열어 중소중견금융부문을 지역성장부분으로 이름을 바꾸고 관련 부서와 인원을 동남권에서 근무하도록 의결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12월 중에 부산에 추가로 사무공간을 확보하고 정원과 예산을 확정한 뒤 내년 1월부터 직원들이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하지만 산업은행 노조와 새 노조위원장 후보들은 동남권 영업조직 강화가 부산이전을 본격화하기 위한 신호탄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새 집행부가 출범하는 1월부터 강 회장과 노조 사이 강대강 대치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준 후보는 정책 공약집에서 “부산이전 추진의 부당성에 동의하는 국회의원들을 결집해 불법이전 조직개편의 철회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고태우 후보는 “‘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시에 둔다’고 규정한 한국산업은행법 4조 1항을 무시하는 본점 기능 이전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