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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12월] 삼성전자의 기업 M&A보다 이재용에게 중요한 일

박창욱 기자 cup@businesspost.co.kr 2022-12-0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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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우리나라 재계에서는 '구 시대의 막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사익을 추구하던 일그러진 재벌 체제를 향한 사회적 차원의 씻김굿을 온몸으로 겪은 마지막 기업 총수다.

이 회장은 돈을 최대한 적게 들이면서 삼성을 물려받으려다 감옥에 갔다 왔다. 이 과정에 발단이 됐던 경영승계를 이 회장은 자신의 자녀에게 하지 않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데스크리포트 12월] 삼성전자의 기업 M&A보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에게 중요한 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은 '새로운 삼성'으로 가는 길에 넘어야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대신 이 회장은 오너의 권한을 최고의 글로벌 인재를 삼성으로 모셔오는데 쓰겠다고 다짐했다.

그 인재들이 전문성과 통찰력을 통한 최고 수준의 경영으로 삼성을 이끌도록 하는 일을 사명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 회장이 꿈꾸는 '새로운 삼성'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물론 국정을 농단한 비선 실세에게 경영 승계를 잘 봐달라는 취지로 뇌물을 건넨 죄는 사회를 위해 더 큰 역할을 하라는 여론에 따라 지난 8월 특별사면을 받았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과제를 아직 두 가지나 안고 있다. 

하나는 제일모직-삼성물산의 부당합병 의혹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관한 재판이다. 두 재판 역시 이 회장의 경영승계와 관련돼 있다. 

이 회장은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자신의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 주가를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통해 의도적으로 높였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지만 이 회장의 지분이 적었던 삼성물산 주가를 낮춰 제일모직과 합병한 부당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 뒤 이 회장은 제일모직-삼성물산의 부당합병 의혹 재판은 매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은 3주마다 출석하고 있다. 2020년 9월 기소된 이후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회장은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와 관련해 합리적 경영 판단의 일환이었고 합병 후 경영 실적도 나아졌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두 재판에서 혐의를 벗지 못하고 유죄를 받아 이 회장이 다시 수감된다면 삼성전자 경영의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이 대비해야 할 다른 과제는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된 '보험업법 개정안'이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이 시장 가격으로 총 자산의 3%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8.73% 가운데 20조 원가량인 약 6%를 내다 팔아야 한다. 삼성화재 역시 약 1%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크게 '이 회장을 비롯한 오너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 형태로 돼 있다. 보험법 개정안이 통과하면 삼성전자 지분 7%가량에 대한 지배력을 잃을 수도 있는 셈이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 삼성전자의 인적 분할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물론 보험업법 개정안은 19대와 20대 국회에서 발의됐다가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자동폐기된 바 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통과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시선이 아직까지는 우세하다. 

우리나라 1위 삼성전자의 지배구조와 관련돼 사회적 파장이 크다는 점 때문에 법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여론이 여전히 많다.

그렇다고 이 회장으로서는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치적 상황 변화에 따라 강제로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기 전에 미리 사회적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적절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삼성이 시간에 쫓겨 무리하게 지배구조를 바꾸려 하다가는 자칫 지난 과오를 되풀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600만 삼성전자 주주들은 이 회장이 신사업 확대를 위해 어떤 기업을 인수합병할 지에 주로 관심이 많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이 회장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지배구조를 갖춘 새 삼성을 만드는 지를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는 이 회장의 공언대로 이사회 중심으로 고도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경영구조를 만들어내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가 재벌 중심의 경제 체제에서 벗어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대신 재벌이 사익보다 회사의 이익을 위하는 투명경영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이 회장이 구 시대의 막내가 아닌 새로운 재벌 체제의 맏형이 되어주길 바라는 기대감이 있다. 이 회장이 투명하고 최고로 능력 있는 삼성의 경영구조를 만드는 일은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600만 삼성전자 주주에게도 중요하다.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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