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서울 서소문에 있는 대한항공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조종사노조가 이 곳에서 집회를 연 건 2000년 이후 16년 만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110여 명은 28일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동안 대한항공 사옥 앞에서 ‘임금정상화를 위한 윤리경영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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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 앞에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임금정상화를 위한 윤리경영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뉴시스> |
조종사노조는 지금까지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있는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주로 집회를 열었지만 이번에 대한항공의 실상을 널리 알리겠다며 서울 시내 중심지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비도덕적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며 세무조사도 청원했다.
조종사노조는 “대한항공은 주주에게 수년째 배당금도 못 주는데 조 회장 일가는 지주회사 한진칼을 통해 11억 원이나 배당을 받았다”며 “부실경영, 책임지지 않는 경영, 재벌의 배만 불리는 양심파탄으로 대한항공은 정상궤도를 심각하게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한항공이 스스로 변할 수 없다면 외부로부터 감사를 통해 바로 잡아야 한다”며 “대한항공을 사랑해 준 국민에 대한 의무이며 우리가 세무조사를 청원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조종사노조는 “회사는 2015년 임금협상에서 1.9% 인상만을 제시하고 여력이 없다고 한다”며 “언론에는 대한항공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지금 이 순간에도 비행기는 승객들로 넘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종사노조는 임금을 37% 올려달라고 지난해부터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현실성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대한항공 일반노조와 새조종사노조는 조종사노조의 이런 움직임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일반노조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조종사노조가 구체적 근거도 없이 세무조사 청원 등과 같은 무책임한 의혹을 남발해 회사와 회사 소속 노동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조종사노조도 “특정 조종사들의 이기주의가 투영돼 전 임직원들의 일터에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대한항공 일반노조는 1만여 명의 일반직 직원들로 이뤄졌다.
조종사노조는 1200여 명, 새조종사노조는 700여 명의 조종사로 이뤄졌다. 임금협상은 일반노조와 조종사노조가 회사와 각각 진행하고 조종사새노조는 조종사노조의 협상결과를 따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