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승리하며 종업원지주회의 지지를 거듭 확인했다.
하지만 앞으로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신 회장의 경영권 수성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5일 오전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에 대한 해임안’ 등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제안한 안건들은 모두 부결됐다고 롯데그룹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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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표 대결에서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에 이어 3번째 승리를 거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총 승리로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현 경영진이 이뤄 낸 경영성과를 주주들이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종업원지주회는 물론이고 임원지주회와 주요 관계사 지분의 지지를 재확인한 만큼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공세를 놓고는 한시름 덜게 됐다.
신 회장의 롯데그룹 지배력은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5대관계사 등의 지지에 기반을 두고 있다.
신 회장은 경영권 방어라는 급한 불을 끈 만큼 앞으로 검찰수사에 적극 대응하면서 그룹 위기 상황 돌파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의 귀국 시점은 다음주 말로 미뤄졌다.
롯데그룹은 24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다음주 말애 입국할 계획”이라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뒤 일본 내 금융기관 등 주요 거래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주총 결과와 국내사정을 설명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경영권 수성을 마냥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정기 주총에서 패한 뒤 정기주총이 열리는 9월 이전에 임시주총을 소집해 또 한 번 표대결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임 안건이 통과되지 않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다음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은 신 회장의 승리로 끝났지만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지지세력이 이탈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 회장의 롯데그룹 지배력은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등 외부세력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번 검찰조사를 통해 신 회장의 혐의가 입증될 경우 도덕성에 타격을 입게 되고 이는 지지세력 이탈의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